이번주 뉴욕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는 잇따라 발표된 부정적 경제 지표에 따른 경기 회복 지연 우려와 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으로 최근의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주요 외환전략가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다수가 최근 미국 경제 지표 악화 등을 이유로 달러화 매도를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이번주에도 전문가들의 예상과 같이 달러화가 유로화 및 엔화 등에 대해 하락세를 나타낸다면 이는 최근 8주 가운데 7주 동안 하락하는 것으로 추세적인 약세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달러화 약세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주에 발표된 소비자 신뢰지수, 산업생산, 무역수지 등 소비, 생산, 무역 부문의 3대 경제 지표가 이른바 '트리플약세'를 기록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주 뉴욕증시가 최근 3개월만에 최대의 주간 낙폭을 기록한데다 이라크와의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내 자산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 것도 달러화 하락세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됐다. 보스턴 소재 펀드사인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의 앤드루 펠투스 외환전략가는 "사람들이 달러화를 파는 대신 그밖의 것은 무엇이든 사들이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가 40여년만의 최저 수준으로 인하됐으나 "경제 성장은 여전히 실망스러운 상태"라고 말했다. 국제외환시장에서 하루 평균 1조2천억달러를 거래하는 최대의 외환거래기관인 미국 씨티은행도 이같은 지적을 반영, 달러화가 조만간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당초 전망을 포기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씨티은행의 로버트 신치 수석 투자전략가는 "당초 향후 1개월내에 달러화가 유로당 1달러선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1.07달러로 조정했다"며 "3개월 전망치도 97센트에서 1.10달러로 대폭 하향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주말(17일)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장중 한때 유로당 1.0679달러에 거래돼 지난 1999년 10월2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결국 전날보다 0.5센트가하락한 1.0669달러에 장을 마쳤다. (뉴욕 블룸버그=연합뉴스)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