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사료는 코스닥시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했다. 사료업이란 전통업종인데다 2000년 이후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으로 주식수가 급증했기 때문.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은 한국냉장을 인수하는데 들어갔다. 한일사료는 지난해말 한국냉장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지난 68년 공기업으로 출범한 한국냉장의 인수로 한일사료는 현재 제2의 창업을 서두르고 있다. 한냉의 축산물 도축 및 유통사업을 한일사료의 사업과 연계,매출 확대 및 신사업 개척에 나서고 있다. 사료생산에서 도축및 육류의 상품화,유통업까지 총망라한 사업을 추진중인 차상협 한일사료 대표이사 회장(44)을 만났다. 차 회장은 한냉의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냉을 인수했는데. "인수 파트너였던 아이델리(축산기업중앙회) 지분을 사들이면서 주식 51%를 확보했다. 한냉의 경영권을 갖게 된 셈이다. 총 인수비용은 1백33억원으로 CB,BW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이 대부분 여기에 투입됐다. 한냉의 자산은 1천5백68억원이며 부채는 모두 7백63억원에 달한다." -한냉을 인수한 계기는. "사료업은 향후 성장이 불투명한 분야다. 많은 사료업체가 바이오산업에 진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새로운 사업기회를 얻기 위해 한냉을 인수하게 됐다. 한일사료는 축산분야를 잘 알고 있다. 이 점을 감안해 한냉을 인수하게 됐다. 좋은 축산물 생산을 위해 한일사료와 한냉이 힘을 합치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한냉은 어떤 회사인가. "한냉은 종합 축산물 유통회사다. 충북 청원에 세계적인 규격(HACCP 안전규정)을 갖춘 2만평 규모의 육가공공장을 갖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 94년 4백억원을 들여 세운 것이다. HACCP 안전규정을 충족시킨 도축시설은 국내에 농협과 한냉 두곳 정도다. 이 시설에서 생산된 고기는 단체급식업체에 공급하거나 수출하는데 유리하다. 한냉은 또 생생한우,생생포크라는 상표를 갖고 있다. 전국적인 유통망도 구축돼 있다." -한냉 인수로 얻는 시너지 효과는. "향후 축산물시장은 믿을 수 있는 상품 위주로 재편될 것이다. 한일사료와 한냉은 이력관리(Traceability)가 된 축산물을 생산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 계획이다. 이력관리는 '식탁에 오른 소 돼지고기가 어떻게 태어나 뭘 먹고 자랐다'는 사실을 기록해 상품에 명시하는 것이다. 한일사료가 안전한 사료를 공급하고 이 사료를 먹고 자란 소 돼지를 한냉에서 수매하면 윈윈(win-win)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사료에서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식품단계까지 모든 과정을 사업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서울우유조합과 3년간 1천1백17억원 규모의 사료공급계약(기존계약보다 월평균 70% 수량 증가)을 체결한 것이나 도드람양돈조합과 사료공급계약을 맺은 것도 한냉 인수와 관련있다." -한일사료의 실적은.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7.7% 늘어난 7백55억원에 달했다. 이익은 30억원 이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8백5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기존 거래선만을 감안한 것으로 한냉과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다면 더 늘어날 수 있다. 한냉 인수로 올라갔던 부채비율도 작년말 86% 수준으로 낮아졌다." -향후 계획은. "한일사료와 한냉이 손잡고 미국 호주 등 해외에 진출할 방침이다. 현지에서 소 돼지를 길러 국내에 고기를 유통시킬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한냉을 상장시키겠다." -지난해 8억원의 투자유가증권 손실을 봤는데. "온라인 카지노게임 개발업체인 엑스셀런트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 이 회사의 시스템 개발력을 한냉과 한일사료의 e비즈니스(쇼핑몰)에 이용할 방침이다." -향후 주주를 위한 경영방안은. "지난해 말 30억원 규모의 자사주펀드에 가입했다. 장기적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짜서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