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주식이 도쿄증시의 인기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전망이 비관적으로 기울면서 도쿄증시를 등진 외국기업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남아 있는 외국 우량기업 주식에는 투자자들의 매수주문이 몰리고 있는 것.이들 외국기업 주식 거래량도 급증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경쟁력 약화로 일본 기업들의 국제적 위상이 후퇴한 반면 미국 유럽 등지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부에 상장된 해외기업들의 주식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일평균 14만9천여주로 11월의 약 5만4천주에 비해 거의 3배까지 늘어났다. 이는 지난 99년1월 이후 최대 규모다. 외국기업 주식들 중 미국 IBM,P&G 등 다국적 우량기업은 특히 거래가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기업 주식들의 인기는 올들어서 상승세를 지속,미쓰비시증권에서는 매매대금 순위로 본 개인투자자들의 10대 선호주중 인텔 등 외국기업 주식이 지난 8일 3개나 포함됐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해 11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77%는 앞으로 외국기업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분석가들은 안전성과 함께 고수익이 외국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인 매력이 됐다고 보고 있다. 작년 한햇동안 도쿄증시 외국부 34개 상장기업들의 배당이익률은 단순 평균으로 2.85%에 달했으며 3,4%대를 기록한 곳도 적지 않았다. 보통예금 이율이 연간 0.001%인 점을 감안하면 외국기업 주식 투자는 초고수익을 챙겨준 셈이다. 전문가들은 외국기업 주식투자의 장애물로 외환수수료와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하락과 장기침체로 일본증시의 국제적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는 상황에서 외국기업 주식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