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부양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확산되면서 달러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특히 유로화에 대해서는 3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9일 달러 가치는 엔화에 대해 전날보다 1엔 이상 하락한 달러당 1백18.70엔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12월30일(1백18.52엔) 이후 최저치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유로당 1.0534달러까지 떨어져 지난 99년 11월4일 이후 최저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이날 달러가치의 하락은 미국 기업에 대한 잇따른 실적부진 경고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전날 뉴욕 증시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세금감면 혜택으로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 악화를 초래할수 있다는 점을 들어 경기부양책을 공개적으로 반대, 의회 통과가 불투명해진 점도 달러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펀드매니저가 이날 "달러 약세가 바람직하다"고 발언한 것도 달러 매도세를 부추겼다. ING캐피털마켓의 찰스 스펜서 외환전략가는 "시장은 부시 대통령이 제안한 경기부양책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에 의문을 품고 있다"며 "달러 약세는 미국 시장에서 유럽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