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연동 정기예금 등 은행 증권사들이 잇따라 선보이는 원금보장형 상품이 종합주가지수와 선물시장을 교란시키는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최근 극심해지고 있는 외국인의 변덕스런 선물 매매패턴도 이들 상품의 운용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외국인 선물매매=외국인은 최근 현·선물시장에서 엇갈린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현물에서 5천억원가량 사들이는 등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선물시장에선 '대량 매도-대량 매수'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 2일 8천4백계약 순매수,3일 8천9백계약 순매도,6∼7일 6천9백계약·9천계약 순매도,8일 1만1천계약 순매수를 기록했다. 방향성 없는 매매로 볼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현물주식에 대한 헤지(위험회피)를 위해 선물을 매도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원금보장형 상품의 영향력=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외국인의 선물매매는 주가 방향성을 예측한 투기적인 매매라기보다는 콜옵션과 연계된 시스템 매매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은행 증권사 등에서 주력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원금보장형상품이 선물시장의 급변동을 불러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금보장형 상품은 대부분 원금의 95%는 예금 채권으로 운용하고 나머지 5%(이자범위) 정도를 콜옵션을 매수하는 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주가가 오르면 콜옵션에서 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 싱가포르 등 금리가 낮은 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선보인 이들 상품은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에 본격 도입됐다. 이들 상품의 선물·옵션 운용은 대부분 외국계 회사들이 책임지고 있다. 홍콩 싱가포르 등지의 운용사들도 유동성이 풍부한 한국의 선물·옵션 시장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콜옵션과 연계한 선물매매=원금보전 상품은 콜옵션을 매수하는 동시에 선물도 함께 매도한다. 주가가 떨어질 것에 대비한 헤지전략을 펴는 것이다. 이런 운용시스템에선 주가지수가 오르면 오를수록 선물매도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수상승에 따른 콜옵션의 이익을 계속해서 헤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초 지수가 급등하자 외국인의 선물매도가 한꺼번에 쏟아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선물투자는 주가 방향성과 무관하게 이뤄지는 시스템매매가 상당부분 차지하는 만큼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매는 전체 시장의 방향성과 무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