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6일 1천5백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매매동향을 찬찬히 뜯어보면 큰 특징이 나타난다. 순매수 금액의 절반이상을 삼성전자를 사들이는데 쏟아부었다. 미래에셋 이종우 운용전략실장은 "오는 16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이 선취매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는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강화시켰다. 시가총액비중이 3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반면 개인이나 기관은 파는데 열중했다. 지수가 단기급등한 데다 급등하는 유가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유가가 얼마나 오를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관망하는 분위기다. 삼성증권 투자전략팀 오현석 과장은 "지수가 680정도면 지난 연말에 나타났던 낙폭과대는 해소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삼성전자 VS 유가"의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삼성전자의 힘 오는 16일 작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1조9천억원이 넘는 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분기실적중 최고 수준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사들이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를 사느냐 파느냐는 지수의 방향성을 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6일 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위로 방향을 잡은 것은 삼성전자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증권 오 과장은 "반도체경기가 썩 좋은 편이 아니었는 데도 삼성전자가 큰 이익을 창출한 것은 올해부터 다른 반도체 또는 전자업체와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강세는 관련 전기전자부품업체의 주가 상승을 동반한다. 미래에셋 이 실장은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등하는 유가 유가가 연일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를 기준으로 배럴당 33달러선을 넘어서 지난 2년중 최고가를 형성했다.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 임박,베네수엘라의 총파업 사태 등 앞으로 유가가 오를 가능성이 더 높은 편이다. 유가 상승은 경제 전반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0.1%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한다. 대외적으로도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감소시켜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질 공산이 크다. 다만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게 위안거리다. 환율이 떨어지면서 원유가격 상승의 충격을 상당히 완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고유가 기조가 장기화된다면 문제는 다르다. 가뜩이나 경기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원가부담이 늘어나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포인트 미래에셋 이 실장은 "단기매매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량주를 저점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말로 갈수록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실적호전주를 꾸준히 분할 매수한다면 기대이상의 수익률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오 과장은 "삼성전자의 실적발표일인 16일 이후엔 경제지표에 충실한 시장이 나타날 수 있다"며 "조급함을 버리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