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증권사의 주가가 대부분 주당순자산가치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은 상당한 잉여금을 보유, 인수합병(M&A) 등 증권사 구조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23개 상장증권사중 주가(20일 종가기준)가 주당순자산가치(9월말 기준)를 웃도는 증권사는 삼성 대신 LG 굿모닝 SK 등 5개사에 불과했다. 회사별 주가와 주당순자산가치는 △삼성 3만3천2백원, 2만4천92원 △대신 1만7천1백원, 1만6천6백54원 △LG 1만4천8백원, 1만5백74원 △굿모닝 4천4백70원, 2천4백50원 △SK 1천5백55원, 8백14원 등이다. 그러나 유화 하나 우리 부국 신흥 교보 세종 한화 메리츠 한양 동부 등 11개 증권사의 주가는 자산가치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동부증권은 주가(2천6백30원)가 주당순자산가치(1만87원)의 26.1%에 머물렀다. 한양 부국증권의 주가도 자산가치의 27.3%와 29.7% 수준이었다. 이처럼 주가가 자산가치보다 낮은데다 주식발행초과금 등의 잉여금도 많아 증권사가 구조조정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9월말 현재 사내 잉여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자본조정)이 1조2천6백40억원에 달했다. 자기자본(1조6천1백2억원)의 7.9%다. 대신과 LG투자증권도 8천억원 이상의 잉여금을 쌓아두고 있다. 신영과 브릿지증권도 각각 3천억원 이상의 잉여금을 갖고 있다. 유화 우리 하나 부국 서울 등도 1천억원 이상의 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의 구조조정이 더딘 것은 사내 유보금이 많아 증시가 좋지 않더라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가가 자산가치에 훨씬 못미치는 상황에서는 팔려는 사람과 인수희망자의 가격 차이가 커져 M&A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