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선이 핵풍(核風)에 힘없이 무너졌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가능성이 다시 고조되고 북한이 핵시설 봉인을 제거했다는 소식으로 지수가 무력하게 하락했다. 지난 주말 미국증시가 반등했다는 소식도 무용지물이었다. 23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8.06포인트(2.54%) 떨어진 691.38로 마감됐다. 5일이동평균선과 1백20일이동평균선을 차례로 하향 이탈, 추가조정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초반 미국시장의 오름세를 바탕으로 상승 출발했으나 증시 밖에서 전해진 악재로 수직낙하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SKT와 KT는 지분맞교환을 재료로 비록 보합권에 머물긴 했으나 약세장에서 꿋꿋하게 잘 버텨냈다. 반면 삼성전자는 2.7% 떨어졌고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삼성전기 LG전자 등이 모두 4∼6% 하락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행정수도 이전공약과 관련, 수혜가 예상되며 큰 폭으로 상승했던 종목들도 희비가 엇갈렸다. 충남방적은 이틀째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그러나 경향건설과 동양백화점은 각각 8%와 11% 급락했다. 전쟁발발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영풍산업 현대상사 동원 등 자원개발 관련주가 초강세를 나타냈다. 외국인과 기관은 비교적 큰 폭으로 매수했으나 개인이 7백억원어치 이상을 팔아치웠다. 오른 종목은 상한가 8개를 포함, 89개에 불과했고 7백23개 종목이 떨어졌다. 17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체감지수는 실제지수보다 낙폭이 훨씬 컸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