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을 가장한 한국인에 의한 작전인가.' LG투자증권,대신증권에서 미수사고를 일으킨 외국인 투자자의 정체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외국인의 실체가 공식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들이 '검은머리 외국인'(외국인을 가장한 한국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가 조세피난처(Tax Haven)에 설립한 역외펀드(역외금융회사)를 통해 투자하는 '서류상 외국인'이라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8일 "미수사고를 낸 외국인들이 주가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이 내국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번 사고의 실체와 배경이 밝혀지려면 사고를 낸 외국인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증시에서 검은머리 외국인에 의한 작전소문이 많았다"면서 "해당 증권사와 감독당국이 치밀한 관리와 철저한 조사에 나서지 않으면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고의 장본인이 외국계 헤지펀드인지 역외펀드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한국은행에 신고된 역외펀드는 모두 78개에 달한다. 역외펀드의 작년말 총 대출잔액은 15억6천만달러에 이르며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유가증권 투자에 따른 평가손실은 2억4천만달러로 나타났다. 작년말 기준으로 역외펀드를 설립하거나 지분출자한 국내 금융회사는 삼성생명 국민은행 대우증권 LG증권 등 모두 16곳. 이들 역외펀드의 누적 투자손실액은 2천3백95억원으로 전년보다 57.1% 늘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