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대형 미수사고를 낸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닥 등록기업 가야전자의 주가조작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감독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18일 금융감독원과 코스닥위원회 등에 따르면 LG증권에서 1천700억원대의 미수사고를 낸 외국인 투자자들중 7명이 가야전자의 주요주주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이 지난 8월이후 시세조종을 한 혐의가 적발됐다. 코스닥위 관계자는 "가야전자에 대한 감리결과 외국인 투자자가 단기간 지분을집중적으로 매집하면서 주가가 2배로 뛰는 등 시세조종 혐의가 있어 감리에 착수해이미 끝내고 금감원에 넘겼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별종목의 조사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통상적으로 코스닥위에서 이첩되면 조사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코스닥위에 따르면 가야전자는 지난 8월6일까지 외국인 지분이 전혀 없었으나 8월7일 이후 외국인들이 매입에 나서 10월29일에는 지분율이 27.84%까지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 선호 주식을 뒤따라 사는 추종매매를 보였고 외국인들도 서로 짜고 주식을 사고팔면서 주가는 8월7일 3천100원에서 같은달 28일 6천450원까지 두배로 뛰었다. 또 가야전자가 지난달 22일 공시한 주요주주 지분현황에서 나타난 EASTWEST(4.9%), FOXFIELD(4.8%), MGDI(4.9%), CAVENDISH(1.3%), ARBINE(4.5%), CAVEND(2.2%), ORIENT(4.2%) 등 외국인투자자 7명은 금감원 조사결과 이번 LG증권 미수사고를 낸 12개 계좌 개설자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들은 위탁증거금이 면제되는 외국인 기관투자자의 계좌를 이용, 돈한 푼도 들이지 않고 시세조종에 나서 막대한 차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감독당국은 특히 가야전자의 주요주주인 이들 7명의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해 5월부터 계좌를 개설했으며 다른 코스닥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이들이 가야전자 외에 다른 종목에 대해서도 시세조종을 시도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또 LG증권 외에 대신증권 홍콩법인에서도 이들 외국인 투자자에게 위탁증거금을 면제해 준 것과 관련해 규정에 어긋나는 지에 대해서도 검사하고 있다. 이밖에 금감원은 LG그룹 계열사들이 미수사고 직후에 LG증권의 주식을 기관투자자들에게 대량 매각한 것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LG그룹 3개사가 LG증권 주식을 기관에 매도한 것은 지주회사법과 관련해 주식을 처분해야되는 상황에서 1개월동안 계획된 거래였으며 기관투자자와의 거래가 일회성이 아니고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관계인 만큼의도적인 내부자거래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식을 매수한 기관투자자들도 기분은 나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내부 검토를 거쳐 사들인 것이며 단기악재에 그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번 사태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