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은행업종의 최대 화두는 올 하반기 이후 부각된 가계대출과 신용카드채권의 연체율 상승이 언제쯤 꺾일 것이냐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 늦으면 2분기까지는 급속한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내년 상반기는 지나야 연체율 하락과 이에따른 은행의 수익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가계부실 가능성은 올 3분기 이후 은행주의 주가 급락을 가져 왔던 요인으로 은행주에 추가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은행권의 내년도 가계대출 증가폭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증권 이병건 연구원은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중소기업 연체율의 움직임이 새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대출부문은 올해처럼 늘어나기 어렵고 대기업은 직접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보다 적극 나설 전망이다. 이는 은행권의 자산 성장은 중소기업 대상의 영업실적에 좌우될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올해처럼 증가하면 중기 대출은 위축될 공산이 높다. 은행의 자산 성장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경기와 관련이 깊다. 은행권의 자산증가 둔화 등 외형성장이 더뎌지면 은행간 합병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조흥은행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신한지주 제일은행 등은 물론 한미은행 등도 추가 합병 회오리에 휩싸이면서 은행주에 합병 모멘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신종증권인 하이브리드채권이 2003년 은행권에서 대거 발행될 것이란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합병시 인수은행은 인수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또 일부 은행은 부족한 자기자본 수준을 보완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채권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기자본 수준이 취약한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발행금리로 이 채권을 발행해야 한다. 이는 은행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하이브리드채권 발행규모에 따른 은행의 자본확충 수준이 자산성장과 배당여력 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