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투자상품인 ETF(상장지수펀드)가 국내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TF는 미국, 일본, 홍콩 등 세계 시장에서 급성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지난 10월 첫 도입이후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주요국 ETF 급성장 16일 홍콩거래소와 BGI홍콩지점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현재 ETF는 유럽, 미국, 홍콩, 일본, 한국 등 전세계적으로 348개가 상장돼 자산규모 1천380억달러가 운용되고 있다. 이는 연초에 비해 333억달러가 증가한 수준이며 지난 10월 한달간 210억달러가 늘었다. 미국에서는 108개가 상장돼 1천16억달러 규모로 ETF가 운용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183개 94억달러 등이 각각 운용되고 있다. 아시아시장에서는 일본 18개 191억달러를 비롯해 홍콩 4개 34억달러, 한국 4개3억달러 등이 운용되고 있다. 홍콩거래소는 지난 10월 한달동안 전세계적으로 12개의 새로운 ETF상품이 도입됐으며 올들어 10월까지 새로 상장된 72개 가운데 46개는 2개 이상 거래소에 교차상장된 것으로 파악했다. ◆국내 ETF시장 성장 국내에서는 지난 10월 삼성.LG.제일.한국투신운용 등 4개 회사에서 모두 4개의ETF상품(3천500억원 규모)을 상장시켜 두달만에 운용자산이 4천345억원으로 증가했다. 수익률 측면에서 국내 ETF는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 두달 평균 21.75%의 수익률을 기록, 지수 상승률(16.2%)을 훨씬 웃돈 성과를 나타냈다. 또 인덱스펀드가 상품별로 커다란 수익률 편차를 보인 것과는 달리 ETF는 KODEX200을 포함한 4개 전 종목이 고른 수익을 올리며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이날부터 ETF 신용거래를 허용, 주가 하락 예상시 다른 사람으로부터 ETF를 빌려다 팔고 주가가 예상대로 하락하면 ETF를 다시 매수하는 방식으로주가에 대한 방향성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ETF시장 성장전망 국내외 시장 전문가들은 이같은 ETF의 성장이 세계적인 추세로 내년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 전망도 밝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7위 자산운용사인 BGI의 조셉 호(Joseph Ho) 북아시아지역대표는 "한국시장에서 ETF는 두달만에 놀라운 성과를 올렸으며 내년에는 더욱 성장할 것"이라며 "개인도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상품이 설계돼 저변 확대가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투자들의 활발한 거래행태 △인덱스거래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 △저렴한 거래비용 △정부의 제도적인 성장 뒷받침 등이 한국시장에서의 ETF 성장 잠재력을 키워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정두 삼성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국내 ETF 자산규모는 내년에는 1조원가량으로 늘게 될 것"이라며 "인덱스펀드 자체가 증가추세에 있는데다 ETF가 자유롭게 매매가능하고 투자판단이 쉬운 장점을 갖고 있어 성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ETF는 인덱스펀드의 일종이나 기존 인덱스펀드와는 달리 거래소에 상장시켜 거래하기 때문에 증권사 주문이나 온라인거래시스템을 통해 주식과 같은 방법으로 거래소 거래시간중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홍콩=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