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일반기업 등 특정인을 가입자로 하는 투신사 사모(私募)펀드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1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투신사.자산운용회사의 사모펀드 수탁고는 올초 10조1천억원(펀드수 1백52개)에서 이달 9일 현재 40조9천억원(8백90개)으로 급증했다. 전체 펀드에서 차지하는 사모펀드의 비중(금액기준)도 6.5%에서 22.5%로 높아졌다 이 기간에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공모(公募)펀드는 1백45조원에서 1백40조원으로 감소, 대조를 이뤘다. 지난 1년간 수익증권.뮤추얼펀드의 수탁고 증가액 22조원의 대부분이 사모펀드를 통해 들어온 셈이다. 지난 2000년 말 투신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사모펀드는 올초 금융감독원이 각 투신사에 공모형식을 빌린 기관고객의 단독펀드를 사모펀드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면서 급증하고 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사모와 공모펀드를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펀드 운용의 투명성이 높아졌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감독당국의 관리감독도 보다 체계화됐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일반기업 등도 사모펀드를 선호하고 있어 앞으로 사모펀드의 비중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종목당 투자한도(10%)와 같은 제한규정이 없는데다 1 대 1 계약으로 맞춤식 운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투신업계는 그러나 사모펀드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모펀드의 자금이 대부분 법인의 단기자금이어서 펀드운용이 단기화되고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다. 투신협회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공모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돼야 투신시장이 장기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