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주식시장의 상승전환기를 잘 맞춰 본격상승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 반면 하락전환기에는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 오영균 연구원은 5일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패턴과 주가반응'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은 상승전환기부터 적절히 매수규모를 늘려갔지만 하락전환기를 맞추는데는 소질이 없었다"고 밝혔다. 오 연구원은 "2000년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주가변동 사이클별로 투자자별 일평균 순매수 규모를 조사한 결과 상승전환기에서 오직 외국인만 순매도를 멈추고 일평균 112억원씩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개인은 상승전환기에 순매수 규모를 줄여 매수규모가 8억원에 불과했고 기관은 보유주식을 더 팔아 119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상승기에도 외국인만 410억원 매수우위였고 개인은 295억원, 기관은 114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하락전환기에 외국인은 485억원으로 매수폭을 확대해 주가하락기를 맞이하면서 오히려 손실폭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개인과 기관은 주가하락기를 먼저 예견하고 하락전환기에 순매도 규모를 각각 301억원, 184억원으로 늘리는 영리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주가가 본격적으로 하락하거나 상승할 때 외국인 순매수가 늘어나면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 평소보다 강했다고 지적했다. 상승기,하락기에 외국인이 순매수하면 종합주가지수 변동률은 각각 0.42, 0.45를 기록해 상승전환기(0.30), 하락전환기(0.33)에 비해 그 폭이 컸다. 그러나 개인은 하락전환기에 순매수를 늘리면 종합주가지수 변동율은 -0.60를 기록, 다른 시기에 비해 강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즉 대세하락기를 앞두고 개인이 주식을 매도하면 오히려 주가가 올라 개인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오는데 갈등을 겪게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매매형태는 전형적인 주가상승기와 유사한 모습이라며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보다 확대되면서 개인.기관이 매도우위를 유지하고 있고 순매수와 주가변화율도 상승기와 비슷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볼 때 수익기회를 외국인에게 양보할 수도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