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미국증시 하락 여파로 10여일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증시가 상승랠리를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선 것인지, 하락한다면 얼마나 내릴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이 11일 연속 올랐고 종합주가지수도 5일 연속 상승한데 대해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어서 '충분히 예견된 조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종합주가지수 700선을 하회할 수도 있지만 하락 리스크는 그리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이달부터 내달 중순까지 미국 기업들의 4분기 실적전망 발표가 이어지는만큼 증시의 변동폭은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조정 지속되나 전날 나스닥지수는 2.41%, 다우지수는 1.35% 각각 내리는 등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주말 소폭 내린 데 이어 이틀째 하락한 셈이다. 미국 증시는 전날 포드, 노키아, AOL타임워너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실적악화경고 공시를 한데다 메릴린치의 미국시장 전문가 리처드 번스틴이 자산 중 주식보유비중을 낮추라고 투자자들에게 권고한 데 영향을 받았다. 최근 미국증시와 동조화 추세가 강화된 국내 증시가 미국시장 여파로 하락세를보인 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국인 외에 매수기반이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이후 2조원 이상을 순매수한 외국인들은 이날 곧바로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조정이 오래가거나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휴렛패커드와 노키아 등 미국 기업들의 실적악화 전망은 어느정도 주가에 반영돼 있는데다 이번주말께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 미국 증시의 하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맹영재 연구위원은 "이번주 말까지 단기조정이 예상되나최근의 상승랠리가 마감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연말.연초 상승분위기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회복이 본격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1월까지는 미국 증시흐름에 따라 변동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과 미국 기업의 실적전망 발표가잇따르면서 주가의 변동성이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시장의 본격 상승은 내년2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급락은 없을 듯 전문가들은 지수가 680선 이하로 밀릴 가능성은 적은 반면, 750선을 넘어 800선까지 오르기도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본부장은 "상승폭의 40% 가량을 조정받는다고 볼 때 지수가 680선 이하로 밀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조정폭이 깊지는 않고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수상승 보다는 매기 확산과정에 기대해야 한다"면서 "최근 급등한 IT대표주보다는 화학, 철강, 비철, 조선 등 전통적 경기순환주에 대한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 맹 연구위원은 "720선에서 밀리면 다음 지지선은 700선이 될 것"이라며 "단기 목표치에 도달해도 미리 발을 빼기보다는 추세가 무너진 것을 확인한 후에매도하고 조정시 다시 저가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교보증권 김 상무는 "이번 조정은 상승추세가 꺾인 반락이라기 보다는 기술적조정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1월 중순까지 수출 비중이 높은 IT 대표주를 저가매수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