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매출 부진에 허덕이면서도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효과에 힘입어 속살을 오히려 크게 찌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월 중간결산을 마친 1천6백27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통해 이들의 반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1% 줄었지만 경상이익은 41%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내년 3월의 2002회계연도 최종 결산에서는 매출이 0.4%,경상이익은 71%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부진 속에서도 상장기업들의 순이익이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은 금년 초를 전후한 기간 에 집중 실시된 고강도 구조조정이 효과를 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익호전이 두드러진 제조업의 경우 전체 17개 업종중 철강 등 15개 업종의 경상이익이 작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수익호전의 대표적 케이스로 꼽히는 히타치제작소는 지난 3월 결산에서 적자를 기록했으나 2003년 3월 결산에서는 경상이익이 무려 1조7천억엔까지 급팽창할 것으로 점쳐졌다. 비제조업은 2003년 3월 결산에서 38%의 이익증가가 기대됐지만 이익이 늘어날 업종은 통신 등 8개 업종에 그쳐 수익 개선효과가 제조업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싱크탱크들은 매출부진 속에서도 수익이 급증한 원인을 인력감축 등 기업들이 밀어붙인 고강도 구조조정에서 찾고 있다. 다이와종합연구소는 내년 3월 결산까지의 경상이익 증가분중 원가절감에 의한 효과는 40%에 불과할 뿐 나머지는 구조조정 등에 의해 얻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장기업들은 올 하반기 실적이 지난 상반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기업들의 기대가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닛세이 기초연구소의 하지 고이치 수석연구원은 "미국 경기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실적의 열쇠를 쥔 수출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하반기 경영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