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째 소폭 상승 흐름을 이었다. 장중 전날 종가대비 상승과 하락의 엇갈린 혼조세를 보인 환율은 방향성없이 수급에 따라 흔들렸다. 이날 일중 환율 변동폭은 전날 3.00원에 이어 2.60원에 그쳐 한달 보름여만에 가장 좁은 수준을 가리켰다. 시장은 큰 변수없이 상하방으로 경직된 흐름을 연출했다. 전반적으로 시장 참가자들의 거래의욕이 저하된 가운데 주말 장세가 완연했다. 월말이라는 시기적 요인에도 불구, 공급 우위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이나 업체 네고물량 등이 출회됐음에도 정유사 결제수요와 역외매수 등이 이를 흡수하며 아래쪽을 지지했다. 보이지 않던 수요가 꾸준하게 유입되는 모양새. 12월 환율은 연말을 앞두고 수급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달러수요가 꾸준하게 유입되나 외국인 직접투자(FDI)자금 등 공급요인도 대기, 시장은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되고 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00원 오른 1,208.8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209.30원, 저점은 1,206.70원을 기록했다. 하루 변동폭은 2.60원에 그쳐 지난 10월 15일의 1.80원 이후 가장 좁은 폭이었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5,4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9,1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7,600만달러, 4억1,500만달러가 거래됐다. 12월 2일 기준환율은 1,208.00원으로 고시된다. ◆ 12월, 수급에 초점 = 연말을 앞둔 12월을 맞아 시장은 수급상황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현대상선관련 물량의 구체화 여부 등 FDI자금을 비롯 외화예금의 축적으로 연말까지 원화자금화가 얼마나 될 지 주목받고 있다. 반면 연말을 앞둔 달러수요도 적잖이 있을 것으로 보여 수급 상황의 변화가 시장을 움직일 공산이 크다. 시장 참가자들은 일단 큰 폭의 등락보다는 아래로 1,200원에 대한 경계감, 위로 1,230원 이상은 높다는 인식이 팽배, 박스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네고와 외국인 주식자금이 꾸준히 나왔으나 결제수요가 만만치 않았다"며 "약간 수요가 앞선 것 같고 쉽게 아래쪽으로 밀리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2월에도 보이지 않는 수요가 꽤 많을 것 같고 미국 경제지표에 따른 달러 강세도 예상된다"며 "일시적인 물량 공급으로 1,195원까지 밀릴 가능성도 보고 있으나 위로 약간 더 열렸음을 감안하면 1,228원 정도가 고점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모멘텀이 없다보니 실수 위주로만 거래됐다"며 "네고가 꾸준히 나온 반면 일부 투자은행(IB)에서 2억달러 이상 샀다는 소문이 있는 등 역외에서 물량을 많이 흡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월 FDI자금 등이 얼마나 크게 모멘텀으로 작용할 지가 관건"이라며 "수급에 초점을 둔 장세가 될 것 같고 1,200원에 대한 경계감을 감안하면 1,200~1,220원이 주거래범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 변수 잠잠, 수급 균형 = 환율 동인이 그다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월말을 맞아 업체 네고물량이 꾸준히 나오고 외국인 주식자금이 출회됐으나 결제수요 등이 이를 흡수했다. 수급은 한쪽으로 크게 치우치지 않았다. 전날 뉴욕에서 추수감사절로 휴장함에 따라 122.20엔대에서 별다른 변동이 없었던 달러/엔 환율은 이날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이 있었으나 상승탄력이 미미했다. 달러/엔은 대체로 122.20엔대에서 정체된 뒤 런던장에서 추가 상승, 오후 4시 47분 현재 122.44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같은 시각 100엔당 986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901억원, 147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이틀째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 달러 공급요인을 축적했으며 다음주 초 하락 압력을 가중할 수 있는 요인이다. ◆ 환율 장중 움직임 = 전날보다 0.80원 낮은 1,207.00원에 출발한 환율은 곧 일중 저점인 1,206.70원까지 밀렸다가 오전 9시 53분경 1,207.90원까지 되올랐다. 이후 환율은 1,207원선에서 맴돌다가 오전장 막판 달러매수 강화로 11시 55분경 1,208.40원까지 오른 뒤 1,208.2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208.1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대체로 1,208원선에서 옆걸음을 거닐다가 차츰 반락, 2시 18분경 1,207.30원까지 되밀렸다. 그러나 추가 하락이 제한되자 환율은 다시 방향을 바꿔 3시 45분경 1,209.30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외국인 주식자금 출회 등으로 1,208원선으로 몸을 낮췄다. 장 막판 환율은 1,209원을 축으로 시소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