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26일에이어 27일 이틀째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날 미국 시장이 기술주 급락으로 나스닥과 다우지수가 각각 2.53%와 1.95% 하락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개인 대기 매수세가 만만찮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반도체 등 정보통신(IT)업종 위주의 상승세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이를 대체해 상승을 이끌 종목군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연말까지 추가상승폭이 크지 않을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정 길지 않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27일 국내 증시가 강보합세를 보인것은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매물을 받아줄 개인 대기매수세가 강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최근 상승장에서 매도로 일관했던 개인이 그 만큼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700선 언저리에서는 언제라도 주식을 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분석이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치를 밑돌았으나 악화된 거시경제지표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오히려 경기가 바닥권에 진입한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호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 증시가 전날 크게 내렸지만 여전히 지난 8월의 전고점을 상회하는 수준인 데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 신뢰지수가 지난달보다 개선되는 등 해외여건도나쁘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번 주말께 발표되는 통계청의 10월 산업활동동향도 추석이 포함됐던 작년 10월과 달리 비교적 좋게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기술적 분석으로도 20일 이동평균선이 6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한 `골든크로스'가 발생한 상황이어서 조정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특별한 악재가 나오지 않는 한 곧 조정을 접고 720~730선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증권 맹영재 연구위원은 "조정보다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 있다"면서 "2~3주내에 720~73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큰 폭 상승에는 한계 증시 관계자들은 그러나 최근의 상승랠리가 반도체 등 IT위주로 이뤄져 상승을주도할 대체업종이 등장하지 않는 한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펀더멘털상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 지적된다. 내수와 소비심리 급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수출 역시 이동전화 단말기 등 일부 IT업종을 제외하면 내세울만한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관련주가 최근 장을 주도했지만 반도체 경기가 단기에 상향곡선을 그릴가능성이 적다는 점도 거론된다. 따라서 직전 저점 대비 30% 이상 오른 기술주들을 외국인들이 이익실현을 위해매도할 경우 받아줄 주체가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본부장은 "시장 대표주인 삼성전자가 40만원대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종합주가지수가 770~800선을 넘어서야 하나 매물벽이 많아 이런 구도가잘 그려지지 않는다"면서 "680~720선의 박스권을 상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 맹 연구위원은 "지수가 750선을 넘기 위해서는 확인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백 이사는 "내수와 건설이 여전히 둔화세를 보이고 수출과경기전망도 불투명하다"면서 "기술적 분석상 양호한 흐름이어서 연말까지 주가가 705선 안팎의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720선까지 상승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 오르기는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