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시중은행들의 수익성 확보노력이다.

시중은행들의 자금사정이 요즘처럼 풍족한 때가 없었던 것 같다.

문제는 이런 자금을 굴릴 곳이 없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수익기반인 기업대출은 늘어나기 보다는 오히려 만기가 돌아오면서 줄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만기 이전에도 상환하는 기업이 잇따른다.

이같은 기업대출부문 대신에 대부분 시중은행들이 활로를 찾았던 가계대출도 정부의 규제로 줄어들고 있다.

벌써부터 내년에 "가계대출 상환대란"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안팎의 상황을 감안할 때 가계대출 규제조치는 쉽게 누그러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때 선진은행의 경우 자산운용능력이나 신상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것이 보통이다.

불행히도 국내 시중은행들은 이런 노력보다는 악화된 영업환경을 금융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키는 방법으로 대체 수익원을 찾고 있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예금금리를 내리고 대출금리를 올려 예대마진폭을 확대하는 움직임이다.

대부분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를 0.2% 포인트 이상 내린 반면 대출금리는 여러 명목을 붙여 평균 0.3% 포인트 이상 올린 상태다.

또다른 방안으로 은행들은 각종 수수료를 인상하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수수료 수준도 금융 이용자들에게는 부담을 느낄 만큼 높은 편이다.

이 상황에서 은행들은 수수료를 추가로 올릴 태세다.

은행권의 이같은 움직임은 재테크 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정책당국이 연일 가계대출 억제책을 내놓으면서 마땅히 굴릴 곳을 찾지 못한 시중부동자금이 "임시정류장"격으로 몰렸던 은행 예금은 이달 15일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효과가 없었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고 난 이후부터 둔화되고 있다.

이달 들어 18일까지 신규 가계대출은 1조2천2백억원대에 머물러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서도 23% 수준에 그쳤다.

그 대신 은행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투신권으로 속속 유입되고 있다.

이달들어 18일까지 수시입출식 단기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로 1조6천억원이 새로 들어왔다.

특히 이달15일 이후 유입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점이 눈에 띤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대부분 시중은행으로부터 이탈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테크 시장에서 나타나는 또다른 움직임은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점이다.

당초 예상과 달리 미국 증시는 기업실적 개선과 경제지표 호조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장세에 대해서는 엇갈리고 있지만 "연말 장세"와 "1월 효과(January Effect)"에 대한 기대는 갈수록 낙관적인 시각으로 변해가는 분위기다.

국내증시도 외국인과 기관들이 매수에 가담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지난주 한때 700선을 넘었다.

미국 증시와 신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 등을 감안하면 이번 주에는 추가 상승을 겨냥해 재테크 자금이 증시로 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에 좌우되는 동조화 현상이 다시 심해지고 있다.

최근들어 일본 금융시장이 은행발(發) 위기로 주식과 채권,엔화 값이 동시에 떨어지고 트리플 약세현상이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엔.달러 환율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외화수급면에서도 연말이 다가올수록 수입업체들의 결제용 달러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부분 기업들이 연말 환율을 낮춰 잡아 수입결제를 미뤄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올해말에는 결제용 달러수요가 의외로 클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번주에도 원.달러 환율은 1천2백원대 이상의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