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가 한국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최근 1달여만에 2조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미 증시의 상승세 등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외국인 매수세는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여줄 뿐 아니라 만성적인 수급악화에 시달려온 국내증시의 유동성을 보강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일각에선 외국인 주도의 연말 랠리(rally)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왜 사나

외국인은 지난 21,22일 이틀 동안 6천2백억원(코스닥 포함)을 순매수했다.

연초 들어 줄곧 '팔자'에 나섰던 외국인은 지난 10월15일께 '사자'로 전환해 이날까지 2조1백5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5조원 가량 순매도한 자금의 40%를 주식매입자금으로 재투입한 셈이다.

이같은 폭발적인 외국인 매수세는 미 증시의 안정세가 1차적인 배경으로 풀이된다.

송병철 디베스트투자자문 대표는 "외국인 매매는 미국 주가 움직임과 거의 같은 방향으로 이뤄져 왔다"며 "최근 매수세도 뉴욕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진 UBS워버그증권 서울지점장은 "외국인에게 한국은 아시아지역에서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며 미 증시 안정 등으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안정되자 한국시장을 다시 노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증시의 대표주자들이 최근 미 증시의 상승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컴퓨터 등과 마찬가지로 IT(정보기술)관련주가 포진돼 있다는 점도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

◆어떤 종목 사들이나

외국인은 이틀간 삼성전자 3천2백억원,LG전자 1천1백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이들 두 종목의 매수금액은 같은 기간 전체 순매수금액의 70%를 차지한다.

마치 '편식'이라고 할 정도로 핵심 IT주를 매집하고 있는 셈.마이클 진 지점장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선별적으로 한국 비중을 조금씩 늘리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은행 등 다른 업종으로 매기가 옮겨붙어야 본격적인 바이 코리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성윤 거래소 시황분석팀장은 "이달초까지 삼성전자에만 집중되던 외국인 매수세가 최근 들어 LG전자 KT SK LG화학 삼성증권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CSFB 관계자는 "삼성전자 외 다른 종목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언제까지 살까

이진서 동원증권 국제영업팀장은 "미국 증시가 급락세로 돌아서는 등 돌발악재가 없는 한 외국인 매수세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내년도 강세장을 예상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 주식비중을 높여놓고 해를 넘기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크리스마스 휴가시즌을 앞둔 선취매가 지속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CSFB증권 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수익률 관리와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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