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소폭 내리며 1,214원선에 마감했다. 엔 약세로 전날의 급등 흐름이 꺾였다. 시장은 전반적으로 달러/엔 환율의 미세한 변동을 반영하면서 움직였다. 달러/엔은 122엔대에서 추가 상승이 제한된 채 소폭 조정받았다. 외국인이 2,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주식순매수를 보이고 주가가 상승한 점도 달러매수 심리의 위축 요인이 됐다. 시장 수급이 뜸해 전반적으로 거래가 한산했다. 일부 전자업체 네고물량이 공급됐으나 저가매수세도 꾸준히 유입돼 박스권 모양새를 연출했다. 달러/엔의 동향이 여전히 관건이다. 추가 상승과 반락의 기로에 있으며 박스권에 갇힐 가능성도 크다. 아직 뚜렷하게 이정표가 세워지지 않은 상태라 1,210원대 흐름이 무난하게 인식되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80원 내린 1,213.70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18.50원. 지난 7일 장중 1,220원까지 올라선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점은 1,212.7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5.80원을 가리켰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2억6,3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6,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9,500만달러, 3억6,200만달러가 거래됐다. 22일 기준환율은 1,214.30원으로 고시된다. ◆ 1,200~1,220원 박스권 유효 = 시장은 우선적으로 달러/엔의 향후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수급상 어느 한쪽으로 특별하게 기울지 않아 움직임을 타진할 변수가 많지 않은 상황. 달러/엔의 급등락이 없다면 넓게 1,200~1,220원의 박스권에서 이동이 한동안 전개될 공산이 크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밤새 포지션을 어떻게 이월하느냐가 관건일 뿐 장중 수급상황은 양쪽으로 상충돼 큰 움직임이 없다"며 "달러/엔을 적당하게 반영한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 같고 달러/엔도 추가 조정을 본다면 약간 아래쪽으로 향할 여지가 있다"며 "크게는 1,200~1,220원 박스권이 유효하며 달러/엔 변동에 따라 1,210원 밑으로 내려설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의 움직임이 가장 중요한 변수이며 시장은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달러/엔이 122.15엔에서 지지돼야 상승 추세로 볼 수 있으나 아래쪽으로 밀릴 수 있어 내일은 1,208~1,215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 달러/엔 조정, 수급 균형 = 시장을 움직일 변수가 많지 않았다. 달러/엔 환율이 그동안의 급등세에서 약간 조정을 받았으며 수급은 한 쪽으로 크게 기울지 않았다. 앞선 뉴욕장에서 증시 강세 등으로 상승세를 연장, 122.55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도쿄에서 개장초 122.77엔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닛케이지수 상승 등으로 반락한 달러/엔은 대체로 122.30엔대에서 정체됐다가 런던에서 급반락, 오후 4시 50분 현재 122.04엔을 기록중이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재무상이 전날 추경예산을 8~9조엔 가량 편성할 것이라고 언급, 공식적인 발표를 앞두고 엔화 강세가 유도됐다. 엔/원 환율은 같은 시각 100엔당 993원선을 가리키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088억원, 53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이틀만에 순매수를 보인데다 대량의 주식매수로 대기매물 부담을 드리웠다. 심리적인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 장중 환율 움직임 = 전날보다 2.00원 높은 1,218.50원에 출발한 환율은 곧 1,216.20원으로 하락 반전한 뒤 9시 41분경 1,215.00원으로 하락했다. 한동안 1,215원선에서 맴돌던 환율은 달러/엔 반락으로 서서히 낙폭을 확대, 11시 38분경 1,213.40원까지 밀렸다. 이후 환율은 저가매수 등으로 약간 되올라 1,214.1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40원 낮은 1,213.7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1,213원선에서 더딘 행보를 보이다가 달러매도 강화로 2시 24분경 저점인 1,212.70원까지 밀렸다. 이후 환율은 저가매수가 아래쪽을 지지하며 1,213~1,214원을 오가며 횡보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