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사업 자회사인 하이디스(HYDIS)를 중국의 둥팡전자(BOE)에 매각키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에따라 하이닉스의 현금 유동성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외환은행을 비롯한 주요 채권은행들은 이를 계기로 내주초에 경영정상화방안 설명회를 열고 1~2주일내에 정상화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하이닉스의 차입금 이자를 50% 유예하는 등 채무재조정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제2금융기관과의 조율 등 난제들이 남아 있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 LCD 매각 성사 하이닉스는 중국 BOE와 TFT-LCD 사업부문인 하이디스를 3억8천만달러 이상에 매각키로 하는 본계약을 맺었다고 20일 발표했다. 자산매각방식으로 양도대상은 하이디스가 보유한 TFT-LCD 사업의 유무형 고정자산과 유동자산 및 유동부채다. 매각대금 가운데 내달초까지 유무형 고정자산대금 3억8천만달러가 우선 입금된다. 이후 실사를 거쳐 유동자산이 유동부채를 초과할 경우 차액이 내달말에 추가로 입금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는 하이디스 임직원의 고용 보장 조건이 포함되며 영업도 자산과 함께 건네진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 대만의 캔두사와 중국의 둥팡전자 컨소시엄에 TFT-LCD 사업을 매각한다고 발표했으나 캔두사가 자금조달에 실패, 매각이 불발됐었다. 그러나 이후 둥팡전자가 다시 독자적으로 인수를 추진해 이번에 본계약에 이르게 됐다. 하이닉스는 지난 9월 중국 BOE사에 총 3억8천만달러에 하이디스를 매각키로 양해각서(MOU)를 맺었지만 BOE측이 한국 채권단에 신디케이트대출로 2억달러 이상을 빌려달라고 요구해 본계약이 미뤄져 왔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일단 2억1천만달러를 지원키로 결정하고 산업은행 등 다른 채권은행들과 의견을 모으고 있으나 아직 최종 확정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은 △산업은행 1억달러 △외환은행 5천만달러 △우리은행 3천만달러 △조흥은행에 3천만달러를 각각 배정, 지난주 지원요청서를 보냈다. 산업은행은 배정받은 1억달러 지원 여부를 최종 확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혀 최종 결정에는 다소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매각대금으로 하이디스 자산을 담보로 잡은 산업은행 대출금을 상환한뒤 시설투자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정형량 하이닉스 전무는 "매각대금으로 당장 설비투자를 늘리기는 어렵겠지만 내년부터는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채권단 하이닉스 경영정상화 추진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TFT-LCD 매각을 계기로 이달내에 도이치은행이 작성한 채무재조정 방안을 중심으로 경영정상화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하이닉스가 비핵심사업중 가장 비중이 큰 TFT-LCD 분야를 매각함으로써 필요 자금을 확보해 반도체 등 핵심사업부문의 경쟁력 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됐다는 논리로 채권단을 설득할 계획이다. 도이치은행이 만든 하이닉스반도체의 채무재조정안에는 이자 50% 지불유예를 포함해 하이닉스의 부담을 크게 줄여 주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금융기관 차입금 4조9천억원중 무담보대출 3조7천억원의 50%에 해당하는 1조8천5백억원 가량을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차입금에 대해서는 이자의 50%를 지불유예하고 원금에 가산한다는 방안이다. 또 2004년에 만기가 되는 3조원에 대해 2006년 이후로 만기를 연장해줄 방침이다. 외환은행측은 은행들이 80%이상 충당금을 쌓은 상태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동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 채권의 35%를 보유한 제2금융권의 경우 손실이 커 쉽게 동의할지가 미지수다. 주채권은행은 2금융권도 하이닉스의 경영정상화외에는 다른 채권회수방안이 없어 무작정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자전환에 앞서 필요한 대규모 감자도 소액주주들이 반대하고 있는 점이 큰 걸림돌이다. 김성택.차병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