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주요주주(소유지분 5%)인 피델리티펀드가 태평양과 태평양종합산업 합병과정에서 매수청구를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태평양 주가가 매수청구가(13만1천9백65원) 수준에 이르면 피델리티가 보유주식을 매물로 내놓을 것임을 방증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기관투자가인 피델리티는 최근 태평양과 태평양종합산업과의 합병과 관련,보유 중인 43만1천3백20주(5.07%) 모두에 대해 매수청구권을 행사했었다. 태평양 관계자는 "매수청구 마감에 임박해 외국계 대주주가 5%가 넘는 물량에 대해 매수를 청구하면서 합병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태평양의 외국계 주요 주주는 피델리티뿐이다. 특히 태평양측이 향후 적극적인 주가 부양방안을 제시했는 데도 피델리티는 매수청구를 철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피델리티가 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것을 감안할 때 조만간 이익을 실현할 의사를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외국인이 최근 매물을 내놓고 있어 누가 태평양 주식을 매도하는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1만1천주를 순매도하는 등 지난 5일부터 매도 우위를 보인 날짜가 열흘에 달한다. 이 기간 중 외국인 모두 8만1천여주(0.95%)를 순매도했다. 태평양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매수청구비용이 1천5백억원 이하일 때만'태평양종합산업과 합병키로 결의하고 지난 14일까지 매수청구를 받았다. 그 결과 보통주 1백19만여주가 매수청구권을 행사,비용이 1천6백억원을 넘어 두 회사의 합병이 좌절됐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