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증시는 기관 프로그램매매의 지배를 받아 소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즉 이날 한국시장은 개인.외국인 선물매수→ 선물지수 상승→ 기관 프로그램 순매수→ 지수상승의 경로로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증시는 올해 연말까지 횡보장세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경기지표와 기업실적의 부진, 미국-이라크전쟁 불확실성 등으로 상승세를 타기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동안 미국시장이 급락한데 따른 반등세에 힘입어 한국시장이 잠깐동안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장세에서는 실적호전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하는게 현명하다고 전문가들은조언했다. ◆ 프로그램매매에 의해 움직이는 증시 이날 지수가 오른 것은 오후 2시현재 1천800억원에 육박하는 프로그램 순매수에따른 것이다. 개인과 외국인이 선물을 매수하면서 선물지수가 올랐고 이는 프로그램 순매수로이어졌다. 이에따라 장초반에 하락했던 삼성전자.SK텔레콤.KT.국민은행 등 시가총액 상위사들이 오후들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종합주가지수도 하락세를 유지하다 오후 장중 한때 9포인트 이상의 오름폭을 나타냈다. 황성윤 증권거래소 시황분석팀장은 "선물강세가 현물시장을 끌어올렸다"면서 "선물은 그 이유가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을 정도로 추세없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추세상승 어렵다 증시전문가들은 추세적 상승.하락은 내년 1.4분기에나 판가름날 것으로 봤다.이때까지는 지지부진한 장세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뜻이다. 4.4분기 기업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같지 않은데다 경기지표에서도 긍정적 신호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이라크전쟁 가능성은 여전히 증시의 부담스런 요인이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의 4.4분기 실적이 3.4분기보다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경기는 1.4분기까지 하강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부동산경기 버블, 미국-이라크 전쟁가능성 등의 불안요소들이 악화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결되지도 않았다"면서 "연말까지 종합주가지수는 620∼720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증시는 이달말부터 시작되는 4.4분기실적예고 기간까지 혼조세를 피하기 어렵다"면서 "국내시장 회복은 내년초에나 기대할 수 있는데, 경기상황에 따라 회복속도가 매우 느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적호전 종목에 관심 전문가들은 약세장에서는 실적우량주 중심으로 투자하는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강세장에서는 성장성에서 강한 종목이 부각되지만 약세장에서는 실적우량주가 가장안전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경기회복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IT(정보기술) 관련주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권했다. 미국 경기와 증시가 안정을 찾으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한국시장이 비교적 많이 오르게 되며 이 때 강세종목은 경기주라는 것이다. 김석중 교보증권 리서치담당 상무는 "나스닥지수는 지난 10월 9일 저점을 찍었기 때문에 미국증시가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따라서 당분간 종목별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설비투자가 2분기 연속해 증가한 만큼 국내 IT종목에 관심을갖는게 좋다"면서 "아울러 코스닥종목중 실적에 비해 낙폭이 큰 종목들도 투자하기에 괜찮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