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통신주와 은행주의 하락으로 하락폭을 넓혀가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내부자거래 혐의 등 금융권 스캔들로 은행주는 바닥을 모르고 하락했다. 대기업의 상반기 손실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19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225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4.56포인트, 0.53% 하락한 8,301.45으로 오전장을 마쳤다. 장중 닛케이지수는 8,3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또 토픽스지수는 84년 9월이후 18년만에 최저치인 813.25로 전날보다 10.59포인트, 1.29% 떨어진 채로 마쳤다. 이날 증시는 달러/엔 환율이 121엔대로 올라섬에 따라 수출주들에 호재로 작용한 반면 NTT의 실적 전망 우려와 은행권의 부실채 처리 우려가 심화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또 일본 국세청은 시가총액 1억엔 이상인 기업 3만7577개의 상반기 손실이 16조6,000억엔으로 1967년이후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전날 장마감후 일본최대 통신회사인 NTT는 상반기 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탓에 2.6% 하락했다. NTT도코모와 KDDI도 각각 3.21%, 1.47% 밀렸다. 초반 상승세였던 닛산자동차는 오후 실적발표를 앞두고 0.21% 약세권으로 밀렸다. 일본은행(BOJ)은 전날 일본 시중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매입을 오는 29일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은행주 급락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또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UFJ홀딩스 우선주에 대해 'BAA2'에서 'BA1'으로 신용등급을 낮췄다. UFJ홀딩스는 이날도 8.69%의 낙폭을 기록했고 미즈호 홀딩스와 스미토모 미쯔이도 각각 7.56%, 5.7% 하락했다. 미쯔비시 도쿄 파이낸셜 그룹은 2.35% 떨어졌다. 이날 다케나카 헤이조 일본 경제재정성 및 금융청 장관도 "일본 은행들에게 문제가 없다"며 "일본의 금융 개혁이 진행되면 은행주가 상승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다케나카 헤이조 금융상과 시오카와 마사주로 재무상 등이 BOJ에 통화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은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을 종전대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경닷컴 배동호 기자 liz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