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돈 1백7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잠적했다가 15일 경찰에 자수한 대우증권 직원 염모씨(32)는 1백75억원을 선물·옵션에 투자했다가 대부분 잃어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염씨는 이날 경찰 진술에서 "주식·채권 혼합형펀드에 투자한다며 부산시 G신협에서 35억원을 받았지만 이를 펀드에 넣지 않고 개인적으로 선물·옵션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는 "35억원 중 현재 남아 있는 돈은 9천2백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염씨는 부산 연제신협이 맡긴 돈 1백40억원의 횡령혐의에 대해서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염씨가 연제신협의 자금 1백40억원도 선물·옵션에 투자해 투자자금 대부분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염씨는 지난 98년 7월부터 이들 신협과 정상적으로 자금거래를 해 왔지만 올 4월부터 신협의 투자자금을 개인통장으로 입금받아 위험도가 큰 선물·옵션에 투자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염씨는 투자자금 대부분을 날린 후 신협이 지난 11일 잔고 증명을 요청하자 잠적했다 이날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염씨를 상대로 정확한 횡령액수와 선물·옵션 투자금액 등을 파악하는 한편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거래 내역 및 계좌추적 자료 등을 넘겨받아 빠르면 16일 중 염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염씨가 신협이 개인통장으로 자금을 이체했다고 진술한 만큼 신협의 비정상적인 거래여부와 내부자 공모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한편 금감원은 이날 대우증권과 연제신협 G신협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특히 자산(2백50억원)에 비해 피해규모가 클 것으로 보이는 연제신협에 대해선 이날부터 6개월간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연제신협은 이 사건이 알려지자 15일 오전 예금인출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대우증권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자체적으로 사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증권 대주주로서 자회사의 건전경영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사안의 경중을 따져 관련자는 물론 경영진에 대한 문책도 검토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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