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날보다 10원 가까이 급등, 일주일만에 1,210원대로 마감했다. 하락 흐름이 하루만에 뒤집어졌으며 이번주 들어 하락과 상승이 교차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가 약세 흐름에서 벗어났다. 달러/엔 환율은 120엔에 이어 매물벽이 쌓인 120.50엔을 상향 돌파, 달러/원 오름폭 확대의 동인이 됐다. 장중 달러/원은 달러/엔의 궤적과 대체로 동행했다. 개장초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역내 매도분이 부담을 줬다. 그러나 역외에서 롤오버성 매수세를 유입하고 일부 은행에서도 대거 매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적당히 매칭되며 업체 결제수요까지 감안하면 수요우위의 장세로 판단된다. 시장은 일단 미국 경제지표와 증시 움직임에 따른 달러/엔의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1,200원 바닥인식이 강화된 가운데 추가 상승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9.50원 오른 1,211.7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7일 1,217.20원이후 가장 높았다. 장중 고점은 1,212.50원, 저점은 1,205.0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7.50원을 가리켰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9,4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6,7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7,500만달러, 6억9,090만달러가 거래됐다. 15일 기준환율은 1,208.00원으로 고시된다. ◆ 반등 시도의 출발선상 = 최근 1,200원 하향 시도가 번번히 무산되고 달러화가 약세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여 단기 바닥 인식이 공고해졌다. 달러/엔도 119엔대에서 추가 하락이 막힌다는 견해가 우세, 추가 상승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네고물량 등도 통상적인 수준외에 크게 부각되지 않고 외국인 주식매매동향도 순매수와 순매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상선 관련 물량은 최근 일부가 시장에 나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서서히 분할돼 나오면 충분히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이라크의 UN결의안 수용으로 단기적으로 전쟁위협이 줄어든 것이 달러화에 힘을 실었다"며 "NDF정산관련 물량도 역외에서 지속적으로 흡수하고 결제수요가 급해진 감이 있어 수요가 전반적으로 앞선 하루"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달러화가 큰 그림상 강세로 완전하게 돌아선 것은 아니나 달러/엔이 120~125엔의 박스권으로 복귀한 것 같다"며 "달러/엔 움직임에 따라 추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며 내일 1,208~1,215원에서 거래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역외에서 NDF정산관련 롤오버 매수외에 실수요가 있었으며 정유사 결제 등도 가세했다"며 "현대상선 물량도 다음주 입금예정이나 외국계은행을 통해 최근 일부가 처리된 것으로 얘기되고 있고 서서히 나오면 충분히 소화가 가능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엔의 밤새 움직임이 중요하지만 추가 상승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차트상 리바운드가 가능한 그림이라 내일은 1,210~1,220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 달러/엔 120엔 상향 돌파 = 미국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멈추고 반등했다. 이라크의 UN결의안 전격 수용 소식이 달러에 힘을 실은 것으로 평가됐다. 달러/엔 환율은 120엔대로 올라섰다. 최근 119.50엔을 놓고 추가 하락과 반등의 기로에서 바닥을 다지고 오를 듯한 모양새. 밤새 뉴욕에서 120.09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추가 상승, 수출업체 물량이 포진해 있던 120.50엔도 뚫고 올라섰다. 장중 번번히 막히던 120.50엔은 장후반 미국 경제지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강화되며 120.68엔까지 올라선 이후 120.50엔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공습 가능성 등 시장 불안감이 채 가시지 않아 달러화 방향을 논하기는 이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날부터 내일까지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엔/원 환율은 같은 시각 100엔당 1,004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틀째 주식순매수를 이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60억원, 14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최근 뚜렷한 추세를 드러내 보이지 않고 있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중립적이다. ◆ 장중 환율 움직임 = 전날보다 5.80원 높은 1,208.00원에 개장한 환율은 곧 1,209.00원까지 올라선 뒤 달러/엔 오름폭 축소와 매도 강화로 10시 11분경 저점인 1,205.00원까지 밀렸다. 그러나 달러/엔의 재상승으로 환율은 10시 52분경 1,207.50원까지 되올랐다가 NDF정산관련 매도로 1,206원선에서 주로 거래됐다. 이후 오전장 후반 달러되사기(숏커버)진행으로 환율은 11시 58분경 1,208.50원까지 상승한 뒤 1,208.2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80원 높은 1,209.0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1,208~1,209원을 오가다가 달러/엔의 상승과 매수 강화로 2시 28분경 1,209.9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업체 네고에 되밀린 1,207원선까지 내려섰던 환율은 달러/엔이 120.50엔을 상향돌파하면서 오름폭을 확대, 한동안 1,211원선에서 배회했다. 장 막판 달러되사기(숏커버)가 강화된 환율은 4시 20분경 고점인 1,212.50원까지 치솟은 뒤 약간 반락, 1,210~1,211원을 오갔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