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재론되자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올초 경기 저점 통과를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월간 경기판단을 하향조정한 가운데 만성적인 디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13일 도쿄증시의 닛케이225 평균지수는 8,410.43으로 전날보다 54.34엔, 0.64% 하락하며 오전장을 마쳤다. 닛케이지수는 뉴욕 증시 강세로 소폭 오르며 출발했으나 개장 직후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 이후 향후 전망에 대해 부정적 입장에 무게가 실리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 경기회복 지연, 추경편성 논란 = 다케나카 헤이조 금융상 겸 경제재정상은 화요일 "경기는 계속해서 회복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회복) 속도는 다시 완만해 졌다"는 내용의 월례보고서를 각료회의에 제출했다. 경기가 이처럼 재하강 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자 일본은 임시국회를 열어 경기진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경기회복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날 언론 보도와 국회의 조짐이 있으나 일본 정부는 추경 편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논란이 거듭될 전망이다. 이날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추경예산 편성은 논쟁의 소지가 있다"며 "당장은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 부실채권 처리 공전, 소비위축 전망 = 업종별로는 은행주와 내수 관련 업종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통신과 철강, 전기전자업종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즈호, UFJ홀딩스 등 은행주들이 디플레 대책 공전과 경기회복 지연 우려로 약세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장후반 보합권으로 낙폭을 줄였다. 또 4/4분기 중 소비위축 전망이 대두되며 편의점업체 세븐-일레븐 재팬이 3% 이상 하락하는 등 소매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이토-요카토도 소폭 하락했다. 반면 일본 3위 통신사인 재팬텔레콤이 상반기 흑자전환 재료로 급등세를 보였고 이에 자극받은 NTT도코모와 KDDI도 동반강세를 기록했다. 또 일본의 최대 철강업체인 신일본제철과 중국의 최대인 상하이 바오산강철은 자동차용 강판 공장을 공동 설립키로 합의했다는 소식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도시바는 대용량 플래시 메모리 수요증가와 증산돌입 발표로 강세를 주도했고 비디오 카세트 리코더 제조업체 후나이전기는 미국시장 판매 호조 소식에 대폭 올랐다. 한경닷컴 배동호기자 liz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