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나흘만에 상승, 1,206원에 마감했다. 전날까지 사흘째 하락세를 보이며 2개월 최저치까지 내려섰던 기세가 멈칫했다. 시장은 '쉬어가자'는 모양새를 보이며 소폭 상향 조정됐다. 미국 달러화가 추가 약세가 주춤한 가운데 달러/엔 환율은 119.50엔을 지지하며 조금 올랐다. 수급상황은 크게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 업체 네고물량이 다소 공급됐으나 대체로 부진했으며 결제수요가 아래를 받쳤다. 역외에서 물량을 일부 흡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중 현대상선물량 관련 루머가 돌아 일부에서 달러매도초과(숏)상태를 보였다가 이를 해소했다. 휴일 뒤 본격적으로 열리는 뉴욕 외환시장의 달러/엔의 움직임이 관건이다. 달러/엔 동향이 달러/원의 1,200원대 붕괴와 지지를 결정짓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00원 오른 1,206.00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마감가인 1,206.00원, 저점은 개장가인 1,200.5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전날과 같은 5.50원을 가리켰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7억5,4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5억500만달러, 6억1,580만달러가 거래됐다. 13일 기준환율은 1,203.50원으로 고시된다. ◆ 하락세 재개와 추가 반등의 간극 = 뉴욕 증시와 외환시장에 대한 판단이 우선이다. 최근 국내 시장을 움직이는 최대 변수는 달러/엔 환율이기 때문. 일본 정부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형성돼 있으나 달러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아직 우세하다. 미국의 이라크 공습 가능성과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 다만 수급상 업체 결제수요 등이 최근 1,200원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그치면서 업체 네고가 많지 않아 달러 공급요인이 부각되지 않고 있음도 이에 가세한다. 하방경직성 확보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업체 네고가 좀 나왔으나 저가매수 등이 탄탄하게 이를 흡수했다"며 "1,200원 지지에 대한 기대심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200원이 일단 두 번 막혔으나 단기인지 1주일정도 더 갈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며 "섣불리 저가인식 매수에 나서기도 힘든 장세이며 내일은 1,200~1,210원 정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달러/엔 개입 우려감이 있으나 달러약세의 지속 전망이 우세해 완급조절을 거치며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 장세는 하락추세가 살아있으나 수급이 뒷받침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뉴욕에서 달러/엔이 내리면 내일은 1,190원대 후반에서 1,205~1,206원에서 거래가 형성될 것"이라며 "최근 엔화대출이 많음을 감안, 달러/엔이 내려도 달러/원은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달러화 소폭 조정 = 미국 달러화 약세 흐름이 주춤했다. 달러/엔 환율은 최근 단기급락에 따른 반발과 일본 정부의 개입 경계감으로 119.50엔을 지지하며 소폭 조정받았다. 밤새 뉴욕 휴장에 이어 달러/엔은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달러/엔은 한때 119.86엔까지 올라선 뒤 주로 119.70엔대에서 정체됐다. 달러/엔은 한국 시각 오후 4시 45분 현재 런던장에서 119.69엔을 기록중이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은 이날 "엔화가 추가 강세를 보이면 개입할 수도 있다"며 "외환시장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언급, 달러/엔의 추가 하락을 막았다. 수요일 발표예정인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 것도 엔 약세를 유도했다. 엔/원 환율은 원화 약세의 진전으로 전날보다 상승했으며 같은 시각 100엔당 1,007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틀째 주식'팔자'에 치중,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265억원, 56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대규모 순매도로 심리적으로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 ◆ 장중 환율 움직임 = 이날 저점이자 전날보다 0.50원 낮은 1,200.50원에 개장한 환율은 곧 이월 달러 과매도분을 해소하며 차츰 상승, 10시 7분경 1,204.5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환율은 추가 상승이 제한되며 매매공방 속에 1,202.00~1,204.00원에서 움직였으며 1,203.0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30원 오른 1,203.3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1,202.30~1,203.40원을 맴돌다가 차츰 오름폭을 확대, 2시 30분경 1,205.20원까지 상승했다. 환율은 한동안 수급균형과 변수부재로 1,204원선에서 둥지를 틀었다가 달러되사기(숏커버) 진행으로 3시 31분경 1,205.60원까지 올랐다. 이후 고점 매도로 1,204원선으로 소폭 반락한 환율은 장막판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진행, 1,206.00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마감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