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양대 이슈였던 미국 중간선거와 금리인하가 모두 월가 기대이상의 결과로 끝났다. 친기업 성향의 공화당이 50년만에 처음으로 상원과 하원 모두 장악했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기준금리를 예상(0.25%포인트)을 훨씬 뛰어넘는 0.5%포인트 인하했다. 그러나 파죽지세로 오르던 증시는 금리인하 다음날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증시격언이 그대로 입증된 셈이다. 물론 증시의 상승기세가 꺾인 데는 '전쟁위험'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UN이 이라크에 대해 무장해제의 '마지막 기회'를 주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한데 이어 부시 대통령이 사담 후세인에 대해 경고를 보낸 것은 전쟁이 결코 멀지 않았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주 다우는 19.49포인트(0.23%) 오른 8,537.13으로 5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S&P500지수는 6.22포인트(0.69%) 떨어진 894.74를 나타냈고 나스닥도 1,359.28로 1.42포인트(0.1%) 하락하는 등 연속 상승기록을 4주에서 멈췄다. 전문가들은 이번주에도 강세전환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RB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금리를 내린 것에서 보듯 미국 경제가 그동안 일반인들이 생각해왔던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탓이다. 지난 금요일(8일) 세계 최대 식당체인점으로 미국인들의 소비추이를 잘 나타내는 맥도날드가 올해 수익목표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며 조만간 1백75개 점포의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경기회복이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맥도날드는 이날 하루에만 8% 가까이 떨어진 주당 17.79달러로 내려갔다. IBM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지난주 3.5% 하락하는 등 기술주의 하락을 주도했다. 때문에 이번주 관심사는 경제지표 발표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발표예정인 10월 소매현황과 15일의 산업생산동향 내용이 주가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물론 선거결과와 전쟁위기 고조가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하는 업종들도 있다. 공화당의 의회장악으로 의사처방전 없이 팔 수 있는 약 판매확대 등 유리한 정책들이 기대되는 제약업종지수가 엘리 릴리(Eli Lilly)의 주후반 급등 등 지난주 평균 5% 치솟았다. 보잉 하니웰인터내셔널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 등 방위산업업체들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증시가 장기적으로 나빠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4분기 기업수익이 기대에 못미칠지는 몰라도 내년에는 좋아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기업수익을 분석하는 톰슨파이낸셜퍼스트콜은 이번 금리인하 효과 등에 영향을 받아 내년 S&P500기업의 평균 수익은 주당 56달러로 올해 예상치인 48.80달러보다 1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또 지난 10월9일 저점 이후 지금까지 다우가 17%,나스닥이 22% 오르는 등 증시가 달아오르면서 기관투자가들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증시의 안전판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