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기술주를 중심으로 발빠른 순환매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인터넷 관련주에서 출발,순간 순간 등장하는 호재를 등에 업고 반도체 네트워크 LCD(액정표시장치) 등으로 매기가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박스권에 갖혀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현재 뚜렷한 매수주체나 대형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순환매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닥지수가 약세를 보인 8일 셋톱박스 관련주는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업종 간판주인 휴맥스가 5.6% 뛰었으며 한단정보통신과 현대디지탈텍은 2∼3% 이상 상승했다. 대우증권 김운호 연구위원은 "특별한 호재는 없었으나 유엔에서 '이라크결의안'이 표결된다는 소식에 매기가 옮겨붙은 것"으로 풀이했다. 최근 반등장에서 주가가 덜 움직인 데다 중동지역 전쟁위험이 재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동지역에서는 전쟁 등의 급박한 뉴스를 대부분 위성방송을 통해 보기 때문에 월드컵이나 전쟁위험이 커질 때 셋톱박스가 많이 팔렸다고 김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셋톱박스 관련주의 이날 상승은 '반짝' 테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달 중순 이후 코스닥시장은 지수 48 부근에서 제자리 걸음을 걸으며 순간적인 재료에 따라 개인투자자의 매기가 빠르게 이전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0월 중순 다음커뮤니케이션 네오위즈 등 인터넷 관련주는 미국 야후 주가상승,NHN 등록 등을 재료로 1주일 가량 동반 상승했다. 이어 지난달 말 DDR 현물가격 급등 소식과 함께 주성엔지니어링 등 반도체주식이 강세를 보였으며 한아시스템 코리아링크 등 네트워킹 관련주는 미국 시스코 실적호전,레이젠 파인디앤씨 등 LCD 종목은 모건스탠리증권의 'LCD업황 바닥쳤다'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상승세를 탔다. 한화증권 민상일 선임연구원은 "4분기에 실적호전이 두드러지는 업종 대표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0월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한 인터파크 및 다음 옥션 등 전자상거래업종은 해마다 4분기가 최대 성수기여서 1차적인 관심대상이다. 특히 최근 반등장에서도 주가가 거의 오르지 않은 소프트웨어 업체 중 4분기에 집중되는 금융회사 공공기관 대기업 등의 IT(정보기술)발주 수혜주도 테마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