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은 오직 팔기만 하는 투자자로 전락하고 있다. 올 들어 순수하게 팔아치운 주식 물량이 1조3천억원어치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투신사 중심으로 장외 공모시장에서 배정받은 물량을 해당기업의 등록 직후 계속 팔기만 하다보니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7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는 하반기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3천7백4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이 반등세로 돌아선 지난달 14일 이후에도 순매수일은 4일에 불과했다. 최근엔 5일 연속 '팔자'행진을 계속하며 5백억원어치나 순매도했다. 이런 기관의 매도세는 투신사가 주도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7일 현재 투신사 순매도 물량은 3천7백63억원으로 기관 전체 물량을 웃돌고 있다. 지난달 14일 이후엔 단 하루만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올 상반기도 똑같은 양상이었다. 기관은 투신사 4천7백51억원을 포함,모두 8천1백5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올해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1조2천9백1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인 셈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하는 기관이 코스닥시장에서는 수급을 붕괴시키는 가장 큰 주범으로 변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 기관이 던지는 물량을 받아줄 만한 뚜렷한 주체가 없는 게 코스닥시장 붕괴요인의 하나라고 이들은 분석하고 있다. H증권 한 관계자는 "공모물량을 받아 간 투신사들이 특히 매물 양산처로 변해버렸다"며 "벤처펀드 등이 만들어져 수급에 숨통을 틔우던지 코스닥선물을 활성화해 기관들이 현물시장의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는 방안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