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연방기금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 예상보다 큰 폭이다. 이에 힘입어 전날 미국증시도 상승했고 7일 국내시장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금리인하의 효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 700선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금리인하 바람은 미국에서 유럽 등 전세계로 번질 조짐이다. 이 경우 세계증시가 동반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렇지 않아도 삼성전자에 집중됐던 매수세가 확산되며 상승기조를 이어가는 한국증시엔 오름세를 더 연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금리인하 약발이 그리 오래가진 못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게 가장 큰 이유다. 극단적으로는 금리인하라는 재료가 소멸된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상승쪽에 힘을 실어주겠지만 시장 체력보강에는 도움이 되진 못할 것이란 뜻이다. ◆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당초 전문가들이 꼽던 최상의 시나리오는 0.5%포인트 인하가 아니었다. 0.25%포인트를 내리되 추가인하 가능성을 천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상외로 인하폭이 컸지만 경기둔화에 대한 전망은 중립으로 상향조정됐다. 적어도 올해는 추가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금리인하라는 재료는 더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밝혔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미국이 10차례 넘게 금리를 내렸지만 경기는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시장의 기대감 때문에 단기적으로 상승에너지를 공급할 순 있겠지만 추세를 끌고갈 만한 위력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한국시장에 미치는 영향 =물론 호재다. 돈이 시장에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기대에 부응하듯 이날 외국인은 2천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반응은 신중하다. 동원증권 강성모 투자전략팀장은 "0.5%포인트는 예상치를 웃도는 것이라는 점에서 전날에 이어 추가적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하지만 단기적 추가상승 후엔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리인하 재료가 소멸된 뒤 더이상 좋은 뉴스가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조정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증시나 미국증시 모두 바닥을 확실히 찍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 우리증권 신 이사는 "단기적 상승의 윗점은 720선이 유력하다"며 620선과의 박스권내에서 지수가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 관심은 다시 실적으로 =미래에셋 이종우 전략운용실장은 "시장의 관심은 다시 기업실적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는 점에서 4분기 기업실적이 지수의 향방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동원증권 강팀장도 "지난 2000년 각종 경기지표가 좋았을 때 기업실적이 악화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며 "그러나 최근엔 경기지표와는 반대로 기업실적이 호전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종대표주들의 4분기 실적이 향후 지수의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