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7일 금리를 대폭 인하함에 따라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연방기금금리를 당초 예상보다 높은 0.5% 포인트까지 내린 것은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일단 증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금리인하 가능성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데다 호재가 소멸됐다는 점에서 향후 미국 증시와 우리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국은행도 미국 금리인하가 국내 주가의 하락을 방지하는 요인은 되겠지만 적극적으로 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인하와 함께 공화당의 승리로 끝난 미국 중간선거 결과도 불투명한 경기상황에 가려져 호재가 되기 어려운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폭인하 배경과 의미 대우증권 경제분석팀 박상현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는 미국-이라크전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조치"라며 "최근 소비와 투자위축 역시 금리인하폭을 확대시킨 요인"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향후 추가적인 금리인하는 전쟁개시 이후 상황전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FRB가 정책기조를 `경기둔화 우려'에서 `중립'으로 변경함으로써 가까운시일내에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말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0.5% 포인트의 금리인하는 미국 FRB가 경기부양을 위해 쓸 수있는 정책카드의 소멸로 인식될 수 있다"면서 "따라서 호재가 사라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12차례의 금리인하가 단행된 마당에 이번 0.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의지로 읽는 것도 새삼스럽지 않다는 설명이다.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듯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금리를 예상밖에 큰 폭으로 내린 것은 증시에 단기 재료가 될 것"이라며 "오늘밤 유럽도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돼 세계적인 정책공조로 투자심리 회복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그러나 "경기회복과 증시의 유동성 보강에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미 중간선거 이후 전쟁에 대한 우려감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면 미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의 향후 전망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하가 증시에 단기 호재가 되겠지만 경기회복의 가속화가 아닌 추가적인 경기침체의 방지를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미국과 국내 증시는 추가 상승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미국의 금리인하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작년 11차례의 금리인하가 효과를 못 본것을 감안할 때 지금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면서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미 증시가 충분히 오르지 못한 부담감이 오늘 국내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증시의 관심은 금리보다는 기업수익 쪽으로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디플레이션 논쟁이 불식되지 않고 있어 증시의 눈치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 이사는 "종합주가지수는 단기적으로 620~700선의 박스권 등락이 전망된다"면서 "이같은 장세와 연말이 다가오고 있는 점을 고려해 배당관련 종목에 관심을 갖는것이 좋다"고 말했다. ◆중간선거 증시영향 없을 듯 증시 관계자들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 것은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공화당의 중간선거 승리를 증시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공화당이 친기업적 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감세정책의 추진도 힘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불투명한 경기에 가려 지속적인 영향을 주기는 힘들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황 팀장은 시스코시스템즈의 실적호전 발표와 기술주 상승세에 대해 "이 회사의 실적은 좋게 나왔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않다"면서 "IT경기의 빠른 회복은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이를 반영해 나스닥선물이 빠지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김문성 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