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주와 실적호전 우량주, 저평가 소외주' 올 연말증시에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테마다. 특히 주식시장이 확실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요즘 상황에서는 이들 종목군이 투자대안을 제공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들어 실적이 좋아진 기업이 많다는 점에서 고배당종목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다. 기업들의 배당여력이 늘어난 데다 주가하락에 따라 배당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높아진 때문이다. 배당유망 종목은 연말에 가까이 갈수록 매수세가 유입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수익과 함께 시세차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거머쥘 수 있다. 올 4분기 실적호전 예상종목과 내년 실적이 기대되는 유망주를 매입하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연말 장세전망과 변수 =주요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연말까지의 시장상황은 다소 비관적이다. 종합주가지수 600선이 붕괴되지는 않겠지만 800선을 웃돌기는 힘들다는게 이들 증권사의 예상이다. 바닥권에서는 벗어났지만 강력한 상승모멘텀이 없어 지수가 횡보하거나 올라도 베어마켓 랠리(약세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반등장세)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 11~12월의 지수등락폭을 600~730선으로 잡고 있다. 지난 10월의 580선을 '의미 있는' 저점으로 보고 이 저점이 붕괴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저점 확인이 강세장으로의 전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게 삼성증권 분석이다. 추세전환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리는 완만한 'U자'형 패턴으로 증시가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증시 호재로 내년 국내경기 연착륙 전망 3% 수준의 낮은 실업률 상반기 임금상승(평균 10%)에 따른 소비경기 둔화 최소화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위축 가능성 희박 증시의 역사적 저점(550~580) 확인 선진국간의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통화정책 공조 연말 IT(정보기술) 수요회복 가능성 등을 꼽았다. 부정적 요인으로는 3분기 이후 국내 경기의 성장률 둔화 기업이익 모멘텀 둔화에 따른 주식투자 매력 감소 국내외 부동자금의 안전자산 선호현상 이라크 전쟁과 세계경제 디플레 우려 등을 거론했다. LG투자증권도 연말까지 종합주가지수가 600~72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증시 저평가 및 약세국면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팀장은 "11월 중순까지는 미국 증시와 반도체 DDR D램 가격의 강세에 힘입어 상승흐름을 이어가겠지만 그 이후에는 경기지표 및 4분기 기업실적 악화로 조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 2분기부터 기업 실적이 회복되고 하반기이후 IT(정보기술) 경기도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라면서 "연말까지는 기술적 반등을 활용한 단기전략을 세우거나 배당투자유망주 등 방어적인 종목에 관심을 갖고 내년 1분기중에 본격적인 매수타이밍을 잡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KGI증권 윤세욱 이사는 "연말까지 지수가 580~73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미국 증시와 경기지표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윤 이사는 "국내외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가격 오름세가 국내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면서 "내년 2분기께 상승 모멘텀이 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1월에는 반도체 관련주에 주목할만 하다"면서 "연말까지는 반도체 관련주와 휴대폰 부품주 통신주 음식료주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종목 고르기 =대신증권은 올 연말장세에서 매수할 만한 종목군으로 절대 저평가종목 4분기 실적호전종목 배당관련주 주5일근무 및 대통령선거 테마주 등을 꼽았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분석팀장은 "증시가 바닥권 탈피국면에 접어들었을 때는 가격메리트가 있고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저평가종목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ROE(자기자본 순이익률)가 10%를 웃돌고 PBR(주가순자산비율)가 1배 이상인 종목중 동종업체나 업종에 비해 주가가 낮은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신증권은 구조조정에 힘입어 기업의 배당 여력 증대 주가하락으로 인한 배당수익률 상승 정부의 배당투자 장려정책 등과 맞물려 배당유망주의 부상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나 팀장은 "과거 배당성향과 상반기 실적 및 3분기 실적을 고려해서 최근 거래일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이 연 7%를 웃도는 종목들이 고배당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이와 함께 각종 테마주에도 눈길을 돌려볼 것을 권유했다. 주5일 근무제도와 관련 깊은 여행업, 항공업 스포츠 및 오락, 방송.언론.광고, 쇼핑주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대신증권은 내다봤다. 오는 12월1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인쇄용지와 대선정책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업체 등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최근 유가안정에 따른 수혜주나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이 일어날 경우 유가상승으로 반사이익을 얻는 기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종목을 선정할 때 전체적인 경제상황을 판단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톱다운(Top-down) 방식보다는 개별종목의 가치분석을 통해 투자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대치를 높게 잡지 말고 주가하락에 대한 저항력을 가진 안정적인 성장주와 고배당주가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매출증가율, EPS(주당순이익) 증가율, ROE가 모두 높은 삼성전자 한섬 한미약품과 4분기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삼성화재 코리안리 등 보험주, S-Oil 한국가스공사 등 고배당주를 매수해볼 만하다고 김 팀장은 추천했다. SK증권 김준기 투자정보팀장은 "연말까지는 올해 실적 호전주와 배당 관련 투자 유망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팀장은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0% 이상씩 증가하는 실적 호전종목 가운데 배당 메리트나 단기 주가하락에 따라 가격메리트가 부각된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짠다면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증권은 ROE가 높고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20% 이상씩 증가할 종목으로 KH바텍 하나투어 서울반도체 현대모비스 엔씨소프트 삼성전자 SK텔레콤 신세계I&C LG화학 신세계 신도리코 한국제지 SKC 등을 꼽았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