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급반등하며 670선에 올랐다. 수급측면에서 프로그램 매수가 주도했고 반도체주 중심의 편식 장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강한 상승탄력으로 급반락 우려를 줄이는 등 시장심리에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 전망 재료가 시장심리를 장악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비우호적인 경제지표는 악재로서의 영향력이 반감된 반면 금리인하와 폭에 긍정적인 쪽으로 해석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의 초저금리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하의 한계는 반등 목표치 설정에 제한을 가하고 있다. 시세의 연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며 제한된 박스권에서의 등락전망이 강하다. 중기적 전망에 대한 불안감으로 반도체 등 일부를 제외하곤 시장 전반의 활력이 저하되어 수익률 올리기가 만만치 않다. 시장관계자들은 충분한 조정을 거친 종목이나 탄력이 살아있는 종목의 길목지키기 전략 정도를 권하고 있다. ◆ 美 금리인하의 함수 = 미 FRB의 금리인하는 이젠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79.4로 급락하고 ISM제조업지수도 두달 연속 50을 하회하면서 디플레 우려가 높아진 만큼 미국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것. 그린스팬 연금리 의장이 미국 재정적자 등으로 금리인하의 어려움을 피력한 바 있지만 수수방관하기에는 경제 상황이 너무 급박하다. 금리인하로 유동성 장세를 이끌어낼 경우 소비진작 등 경기 부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분석팀장은 “실질금리는 거의 마이너스 수준인 상황에서 금리인하의 정책이 실효성이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다”며 “그러나 실효성 여부를 떠나 당국이 경제 부양을 위한 제스쳐를 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심은 금리인하폭의 정도와 다른 선진 국가의 동조여부에 좁혀지고 있다. 시장의 기대가 대체로 50bp에 몰려있는 만큼 25bp인하로 결정될 경우 선반영을 감안해 증시에 중립이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현대증권 류용석 선임연구원은 “유럽 등 전세계의 공조적 금리인하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50bp정도는 내려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조덕현 시황팀장은 “다음주까지 유럽 등 금융당국의 금리결정이 잇따를 전망”이라며 “만약 미국만의 금리인하에 그칠 경우 미국시장에서 차익욕구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단기 흐름은 위쪽, 중기는 불안 = 미국 경제지표 악화와 이라크전쟁 가능성 등이 추가상승을 가로막은 요인이지만 묵은 악재라는 점에서 영향력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미국 금리인하의 폭에 따라 박스권 상단인 60일선 돌파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래로의 급락 가능성은 적지만 700선을 넘어 마냥 오를 만한 계기가 없다는 점에서 박스권 장세가 유력하다. 금리인하 재료의 단발성과 반도체 현물가 강세 재료의 한계 등을 고려한 대응이 필요하다. 전경련의 11월 BSI가 98을 기록하는 등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10월을 고점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수출경기 등의 심리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지나치게 부정적인 시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지만 일정수준 수익률이 채워질 경우 차익실현을 병행하며 향후 흐름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많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주초 상승폭이 크지만 주중반까지 탄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추세전환을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기전자, 업종대표주 등으로의 슬림화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조덕현 시황팀장은 “지난주 1조 8,000억원까지 급감했던 거래대금이 3조원을 넘어선 점은 긍정적”이라며 “일단 상승연장이 예상되지만 60일선 돌파를 위해서는 4조원을 넘는 거래대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선임연구원은 “D램 전망이 너무 엇갈려 탄력도가 떨어지고 있고 삼성전자의 흐름도 당장 단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이종우 운용전략실장은 “주가가 바닥을 만든 것은 분명하나 연말까지는 힘을 비축하며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시장 전체가 같이 오르기 보다는 싼 종목을 찾아 빠르게 순환하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