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급등했다. 4일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주말보다 7.7%(2만6천500원) 오른 36만7천500원에 마감했다. 지난 5월28일 36만9천500원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며 상승률은 지난 2월14일 10.59% 이후 가장 컸다. 이에따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20.55%를 기록해 2000년 5월22일 20.15%이후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아남반도체(12.94%), 디아이(11.17%), 미래산업(10.43%) 등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크게 올랐으며 신성이엔지와 하이닉스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DDR(더블 데이터 레이트) D램 가격, 세계 반도체출하 호조가 주가 급등의 배경이다. 기업들의 3.4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미국 주요경제지표의 악화로 상승 모멘텀(요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증시에 삼성전자가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반도체경기 점진 회복 전세계 반도체매출이 3분기 연속 증가해 반도체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올 3.4분기 세계 반도체 매출액은 369억달러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21%가 증가했으며 분기별로 보면 지난 1.4분기 5.6%, 2.4분기 5.8%에 이어 3분기째 증가세다. 이에따라 지난 주말 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6.06%가 급등했으며 이는 삼성전자와 국내 증시의 상승 요인이 됐다. 우리증권 김익상 연구원은 "세계 반도체 매출동향을 볼 때 반도체산업이 본격적인 성장단계에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점진적인 회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DDR D램이 연일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는 것도 호재가 되고 있다. 256메가 DDR D램 현물가격은 10월 한달 동안에 31%, 128메가 DDR D램은 40%가올랐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메모리반도체를 중개하는 대만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일256메가 DDR D램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0.9% 오른 8.88달러에 거래돼 올들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섬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업계는 D램 현물거래가격의 상승에 따라 대형 거래처와의 고정거래가격도 10% 이상 인상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수익 호조 반도체 업계는 물론 국내 증시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는 주력제품인 반도체 가격의 상승으로 4.4분기 `어닝 서프라이징'(기대 이상의 실적) 기대를 낳고 있다. 세종증권 최시원 연구위원은 "DDR D램 가격이 1달러 오르면 삼성전자의 4.4분기이익은 산술적으로 2억4천5만달러가 증가한다"며 "4.4분기 영업이익은 2조1천억원에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따라서 현재 삼성전자의 6개월 목표주가 43만원을 상향 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현재의 D램 가격 상승이 공급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미 마이크론사 등경쟁업체가 DDR D램의 생산량을 늘리는 이달말 이후 약세로 전환돼 내년초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제품 경쟁력을 볼 때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의 마진은 떨어졌지만 메모리, 휴대폰 사업쪽은 안정적"이라며 "D램 가격의 하락이 예상되지만 삼성전자가 DDR D램중에서도 고급사양 제품에 주력하면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4분기 매출은 10조원을 넘고 영업이익은 1조8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라며 6개월 목표주가 43만원과 12개월 목표주가 61만원을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3.4분기에 매출 9조9천200억원, 영업이익 1조7천700억원을 올렸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