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윈 등 코스닥 등록기업이 잇따라 '흑자부도'를 내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우량기업 발굴에 초점을 맞춰온 투자 패턴을 '리스크(부도) 관리'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불황기임에도 비정상적으로 매출이 급증하는 IT(정보기술)기업은 경계대상 1순위"라며 "매출채권과 단기차입금이 크게 늘어나는 기업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부도를 내거나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된 기업 대부분이 대주주와 경영진이 바뀐 것으로 나타나 M&A(인수합병)관련 기업에 대한 주의도 요구된다고 이들은 밝혔다. ◆매출채권 많은 기업은 요주의대상=지난10월 29일과 31일에 부도를 낸 소프트윈과 에이콘은 올 들어 매출증가세와 함께 매출채권이 급증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소프트윈의 경우 상반기 매출(5백11억원)이 작년 동기에 비해 1백79%,영업이익(9억원)은 2백9%나 증가했지만 매출액중 돈을 받지 못한 매출채권(3백79억원)이 74%를 차지했다. 최기림 대우증권 스몰캡파트장은 "매출에 비해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많은 기업은 그만큼 자금이 묶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매출채권 등의 비중이 50%를 넘으면 위험수위에 다다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창근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정 시점에서 매출과 매출채권이 비슷한 비율로 늘어난다는 것은 '밀어내기식'영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투자대상을 고를 때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 차입금을 확인=올 6월말 현재 소프트윈의 부채비율은 6백75%로 지난해 상반기말(1백36%)보다 5배 가량 높아졌다. 지난달 11일 부도를 낸 코닉스도 작년 상반기말 36%에 머물렀던 부채비율이 올 상반기 1백49%에 달했다. 장부상 매출은 늘어났지만 상당 부분이 외상(매출채권)이어서 부품조달 및 회사운영자금을 빌리는 바람에 부채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노근창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통신장비 소프트웨어업종 등은 2년 이상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들 기업중 현금자산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성자산이 20억원 미만인 기업은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래처중 1∼2곳만 부도를 내도 이를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납품대금으로 받은 어음이 확실한 것인지를 살펴야 한다고 노 연구위원은 강조했다. ◆잦은 대주주 변경도 유의=코스닥위원회 김병재 등록관리팀장은 "에이콘 심스밸리 등 부도기업을 포함해 올해 코스닥시장 퇴출이 결정된 17개 기업중 80% 이상은 최근 1년 사이에 대주주와 경영진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실제 소프트윈(작년 2월 등록)의 경우 지난해 10월 대주주가 해피머니로 바뀌었다가 올 4월 한국RF로직으로 다시 변경됐다. 한국RF로직은 지난달 18일 부도를 내고 사실상 대주주인 이모씨는 잠적했다. 그러나 소프트윈과 한국RF로직은 이러한 예약매매(보호예수기간중 대주주 지분매각)를 통한 대주주 변경사실을 지금까지 숨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코스닥위원회 김병재 팀장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대주주가 바뀐 기업은 일단 대주주와 신규 경영진에 대한 신뢰성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