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제지표가 나쁘게 발표되는데도 주가는 수그러들줄 몰랐다. 6일로 예정된 FOMC(금리조정위원회)에서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가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크게 작용한 탓이다. 사실 지난주엔 주가가 조정받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3주연속 주가가 오른데다 경제지표들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소비자신뢰지수가 9년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데 이어 ISM(공급자관리협회) 제조업지수도 올들어 가장 낮은 48.5로 내려갔다. 지난 9월 49.5를 기록했던 이 지수는 50아래로 내려가면 경기가 수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5.7%로 발표된 10월 실업율도 당초 예상(5.8%)보다는 좋은 편이지만 전월(5.6%)보다는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같은 경제위축은 곧바로 금리인하 기대로 이어지면서 주 후반 주가를 끌어올렸다. 월가에선 6일 FOMC에서 현행 1.75%인 연방기준금리를 1.5%로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따라 다우지수는 금요일 하루 120포인트 오른데 힘입어 지난주 전체 73포인트(0.8%) 상승한 8,571.64를 기록해 다시 8500선 위로 올라섰다. S&P500지수도 0.3% 상승한 900.96으로 900선을 넘었다.나스닥은 2.2% 급등하면서 1,360.70을 나타냈다. 지난 10월 9일의 저점에서 보면 다우는 18%, 나스닥은 22% 상승했다. 10월 한달만 따지만 다우는 11%,나스닥은 13% 올랐다. 월간 상승률로는 지난 87년 1월이후 15년만의 최고치인 셈이다. 월가에서는 금리인하여부와 관계없이 증시주변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연기금등 대형펀드를 관리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면서 주가가 빠질때마다 사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식시장이 주가 떨어지면 곧바로 회복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또 얼마전까지 주가 폭락을 주도했던 기술주들이 “더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최근 뉴욕에서 열린 일부 기술주투자설명회에서 많은 기업들이 최악의 상태는 넘긴 만큼 앞으로는 좋아질 것이라고 밝힌 것. 기술주 전문 애널리스트인 존 로크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시장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판단하면서 주식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다우가 9000선을 회복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기대할 정도이다. 물론 신중론이 자리를 감춘 것은 아니다. 지난 10월의 상승세가 3분기 기업수익호전에 바탕을 둔 것인데 4분기의 수익이 예상보다 좋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5일로 예정된 중간선거결과와 이라크전쟁등 증시안정을 위해 넘어야할 산이 아직 많다는 설명이다. 지난주엔 IBM 인텔 휴렛팩커드등 기술주과 시티그룹 아메리칸익스프레스등 금융주가 강세를 이끈 반면 소비심리위축으로 홈디포 월마트 코카콜라등 소비재업종이 약세였다. 금요일 연방법원의 판결에 앞서 0.9% 하락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장마감후 법원측이 회사와 법무부의 합의내용을 대부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자 시간외거래에서 급등세를 보여 이번주초 상승세를 예고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