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산노조는 4일 예정된 주총에서 정치권의인물이 전무자리를 차지한다면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1일 선언했다. 이에따라 사상 초유로 주식시장이 정지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않게 나오고있다. 그러나 주식시장 중단에 따른 충격과 파장이 엄청나다는 점에서 정부.회사측과노조는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노조는 무엇을 원하나 김영전 증권전산노조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출신 정치인이 전무로 내려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경우 낙하산 인사로 규정해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공식 밝혔다. 노조의 이런 입장은 이사회를 외부인이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현재 의결권있는 이사회 멤버 5명중 허노중사장과 장현덕상무 2명이 재정경제부출신인 상태에서 전무자리마저 정부나 정치권 관련 인사가 차지하면 내부 목소리는묵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증권시장 개편 과정에서 직원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회사가 통합 또는 분리되는 등의 사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조영민 증권전산노조 사무국장은 "이번 인사는 조합원들의 생존 문제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더욱이 전무 자리는 그동안 줄곧 내부직원이 승진했던 자리인데, 외부인사로 채워지면 직원들은 더이상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파업까지 가나 현재로서는 파업까지 가지 않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노조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정치인을 정부가 선택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노조 파업과 증권시장 중단을초래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허 사장은 "새 전무는 회사에 최대의 이익이 되는 사람으로 결정될 것"이라면서"정보기술(IT) 분야를 모르는 사람은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전산은 국가의 기간망이기 때문에 파업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면서 ""노조에서는 정치인이 새 임원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그가 누구인지모르며 결정된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는 비상식적인 낙하산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노조도 파업에 대한 부담이 크다. 일단 파업에 들어가면 노조는 투자자 등으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데다 더이상 별로 얻어낼게 없다. 증권시장 중단사태를 곱게 봐줄 투자자는 많지 않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정부와 노조측이 파업을 선택할 정도로 무모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적으로는 4일 인사가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