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6주중 최저치까지 내려섰다. 수요일의 상승이 일시적인 것으로 인식되면서 1,220원을 뚫고 내리는 등 하락 재개로 다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시장에는 환율 하락 요인이 득세했다. 월말을 맞은 매물 공급과 달러/엔 하락 등이 달러매도를 부추겼다. 일부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 결제수요 등도 있었으나 달러매수(롱)에 기댈만한 계기는 부족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다시 악화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달러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달러/엔 환율은 일시적으로 123엔대를 회복했으나 122엔대로 급반락했다. 시장은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1,223원이 붕괴됐으나 1,220원을 지지하며 마감, 아직 방향성 판단은 이르다고 보고 있다. 밤새 달러/엔의 동향에 따라 저점 확인 과정 진행여부와 반등 사이에서 고민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10월의 마지막 날을 맞은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0.20원 내린 1,221.6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달 23일 추석 연휴 직후의 1,221.00원 이후 가장 낮았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34.00원, 저점은 1,219.40원을 기록했다. 하루 변동폭이 14.60원에 달해 이틀째 10원 이상 움직였으며 지난 10월 17일 18.30원 이후 가장 컸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3,9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3,6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2,000만달러, 4억7,870만달러가 거래됐다. 11월 1일 기준환율은 1,224.90원으로 고시된다. ◆ 1,210원대 재진입 여부 주목 = 이날 시장은 1,220원이 지켜짐에 따라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분위기 자체가 아래쪽으로 많이 쏠려 추가 저점 확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달러/엔의 추가 하향 여부와도 관련을 맺고 있다. 다만 아직 1,220원에 대한 기대감을 갖는 거래자들도 상존, 방향성 판단은 시간을 좀 더 필요로 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 물량이 꽤 많이 소화됐음에도 시장 포지션은 부족하지 않았다"며 "결제수요가 꽤 있었음에도 일부 세력이 달러매수초과(롱)상태에서 손절매도가 적극 나오고 외국인직접투자(FDI) 성격의 자금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반등시 매도가 유효한 분위기가 확실해졌으나 월말을 넘겨 마냥 밀고 내리긴 부담이 될 것"이라며 "1,220원 지지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있으며 내일은 1,217~1,227원 정도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1,220원대에서 정유사에서 꽤 많이 사고 매수 의사가 계속 있었다"며 "그러나 네고물량이 알게 모르게 많이 나오고 일부에서 픽싱매도분을 들고 있다가 저점이 계속 내려가니까 내던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 아직 저점(122.30엔) 테스트 과정이며 초단기적으로 더 내릴 수 있다"며 "내일 달러/엔이 현 수준이면 1,218~1,228원, 저점을 뚫으면 1,214~1,224원에서 거래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 매물 압박, 달러 약세 = 월말을 맞은 업체 네고물량, NDF정산 관련(픽싱) 역내 매도 등 시장에 물량 압박이 가해졌다. 일부에서는 FDI자금 공급 가능성을 보기도 했다. 역외에서 NDF픽싱 롤오버 매수, 정유사 결제수요가 있었지만 이를 소화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또 전날 과도하게 밀렸다는 인식으로 일부 세력이 달러매도(숏)플레이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예기치 못한 거액의 달러수요는 일시적인 것으로 진단돼 달러매도(숏)심리가 일방적이었다. 이와 함께 이틀에 걸쳐 발표 예정인 미국 고용지표의 부진 전망이 달러화의 힘을 뺐다. 전날 뉴욕에서 122.94엔으로 마감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추가 하락했다. 도쿄 개장초 123.10엔대로 반등했던 달러/엔은 차츰 반락폭을 확대하며 122.20엔대까지 밀렸다. 달러/엔은 오후 5시를 넘어선 현재 런던장에서 122.40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엔/원 환율은 원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돼 100엔당 1,000원을 하회, 같은 시각 997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하루만에 순매수로 방향을 틀어 220억원의 매수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이틀째 2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근 순매수와 순매도를 번갈아 하면서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은 축소됐다. ◆ 환율 움직임과 기타 지표 = 전날보다 2.20원 높은 1,234.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오전 9시 34분경 1,232.00원으로 오름폭을 줄인 뒤 1,233원선에서 한동안 맴돌았다. 그러나 달러/엔 반락과 매물 공급 등으로 하락 반전한 환율은 한동안 1,228원 지지력을 시험했다. 이후 매도가 강화된 환율은 11시 54분경 1,224.30원까지 밀린 뒤 소폭 반등, 1,225.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40원 낮은 1,225.1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달러/엔 추가 하락과 매물 부담 등으로 하락세를 가속화, 2시 15분경 1,219.50원까지 밀렸다. 단기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 유입 등으로 2시 44분경 1,224.30원까지 되오른 환율은 재차 매물에 밀려 3시 5분경 1,219.40원까지 저점을 경신했다. 이후 환율은 1,219.60~1,222.40원 범위에서 매매공방 속에 1,220원 지지력 확인을 위한 널뛰기 장세가 나타났다. 장 막판 일부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으로 4시 23분경 1,222.50원까지 오른 환율은 1,221원선에서 종지부를 찍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