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연일 혼조세를 보이는 것처럼 기업실적에 대한 증권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도 제각각이다. 최근 3분기 기업실적 발표에 대해 한쪽에서는 투자의견을 '매수'로 올려 잡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중립 등으로 하향 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종목 평가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장세 전망이 불투명한 요즘 같은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전기 제일모직 LG상사 등이 올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투자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중에서도 '매수'와 '중립'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종목은 삼성전기. 특히 국내 최대 전자부품업체인 삼성전기에 대한 투자의견은 향후 증시의 방향성을 가름할 수 있는 척도중 하나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의 3분기 실적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가 많다.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화되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매출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올 4분기 이후의 전망이다. 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투자의견이 양분되고 있다. 대우 우리 KGI 메리츠증권 등은 4분기 이후 실적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면서 매수의견을 내고 있다. 대우증권 배승철 연구원은 "휴대폰 부품의 매출 및 이익기여도 확대되고 구조조정 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03년과 2004년에 순이익이 각각 22.6%와 18.6%씩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현대 미래에셋 교보 서울 신영 한투증권 등은 향후 불확실한 실적 전망을 토대로 '중립'의견을 내놓고 있다. 투자의견 중립은 시장수익률 이상의 투자 메리트가 없다는 의미다. 미래에셋증권 박경홍 연구원은 "비용 절감에는 한계가 있고 단가인상과 가격 결정권을 회복하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며 "휴대폰 부품인 MLB(다층인쇄회로기판)나 픽업 등의 호조로 회사 전체 이익을 개선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제일모직의 경우 동원증권이 패션사업부 등의 실적 호조를 토대로 투자의견을 '매수'로 끌어올린 반면 한양증권은 4분기 이후 석유화학 경기둔화를 이유로 중립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LG상사에 대해서도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이 '매수'의견을 제시한데 반해 현대증권은'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춰 잡았다. 전문가들은 "향후 기업실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투자의견이 양분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각 증권사의 투자의견을 꼼꼼히 살피는 한편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설명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