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직원과 짜고 1조원대의 자본금을 허위 납입해 주는 수법으로 기업사냥꾼이나 주가작전세력 등에게 자금을 제공한 거물 사채업자와 관련 상장기업 대표,은행지점장 등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 부장검사)는 30일 주금 가장 납입 행위에 연루된 68명을 적발, 이 가운데 명동 사채업자 반재봉씨(58) 등 7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G&G그룹 회장 이용호씨(44.주가조작 등으로 이미 구속상태) 등 5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주가조작 등에 적극 가담한 이모씨(여.30) 등 7명은 지명 수배됐다. 이들은 가장납입을 통해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자본금과 주식수를 마음대로 늘려 투자를 끌어들이고 주가조작 등 각종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반씨는 하루에 3백억∼5백억원의 자금을 동원, 작년 5월부터 지난 8월까지 우리은행 명동지점을 통해 △거짓으로 자본금이 납입된 것처럼 꾸며 5천1백20개 법인 설립을 도왔고 △유상증자대금 6천5백40억원을 납입한 것처럼 조작해 주고 그 대가로 거액의 수수료를 챙겼다. 검찰은 반씨 등 사채업자 13명이 지난 1년여간 주금 가장 납입을 통해 만든 부실 법인이 1만3백37개이며 가장 납입 규모는 1조3천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명동지점장 박득곤씨(50.구속) 등 3명은 주금 납입증명서를 발급해 주는 대가로 반씨로부터 예금이자를 주지 않아도 되는 별단예금 2백억원을 유치했다. 이용호씨와 C벤처투자 실소유주 최병호씨(47.별건 구속) 휴먼이노텍 회장 이성용씨(39.〃) GPS 대표 이택용씨(33.수배) 등은 반씨가 대준 자금으로 레이디가구 GPS 등 상장.등록기업의 유상증자 대금 9백24억원을 가장 납입한 뒤 이를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