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700선 등정을 뒤로 미뤘다. 시장에는 그러나 상승세 연장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하락추세대 내에서의 반등 성격이 짙은 장세에서 상승에 따른 부담감 또한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추세전환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목표수익률 높이고 추격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저가 매수의 기회를 탐색하겠다는 심산이 깔려있다. 단기 저점을 확인한 이후 가격메리트가 감소하고 있는 증시는 반도체 모멘텀의 지속성 여부, 미국 경제지표와 그에 따른 뉴욕증시 반응 등을 확인하고 ‘숨고르기의 시간’을 결정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수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점을 감안, 삼성전자의 독주 이후 전개될 수익률 맞추기 작업에 대비하면서 IT관련주와 더불어 저가 대형주에 관심을 두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 실적에서 지표로 = 지난 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기대 수준을 한껏 낮춰 놓은 뒤 내놓은 영업성적은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던 국내외 증시 반등의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기업실적을 반영한 시장 관심은 이제 월 말과 월 초에 집중돼 있는 경제지표로 빠르게 이동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유가상승, 중남미불안 등 출렁이던 외부 요인이 다소 진정되면서 증시가 펀더멘털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주 말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내구재주문 등이 크게 악화됐음에도 꿈쩍하지 않고 오름세를 보인 뉴욕증시가 월요일에는 주중반 집중된 경제지표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고 반락했다. 국내증시도 혼조세를 보인 9월 산업활동 둔화의 영향을 받았다. 향후 경제지표를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국내외 증시가 의미있는 반등을 일궈낸 이후 자연스럽게 경제지표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며 “경제지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예상치를 어느 정도 충족할 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화요일 미국에서는 컨퍼런스보드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전달 93.0에서 90.0으로 5개월 연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어 목요일에는 3/4분기 GDP성장률과 10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 등이 발표된다. 또 금요일에는 10월 실업률, 9월 개인소득 및 지출 등이 예정돼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산업활동동향에 이어 목요일에 10월 소비자물가동향이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금요일에는 20% 가량 증가가 예상되는 10월 수출입동향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 삼성전자 이후 = 최근 국내증시의 급반등을 이끌어낸 삼성전자가 단기간 40% 가량 급등한 부담을 드러내며 반락했다. 삼성전자는 DDR D램 가격 상승의 최대 수혜주로 지목되며 36만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단기 고점에 대한 우려를 떨치지 못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급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우선 반도체 현물가격 오름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매물대가 밀집한 가격대를 가볍게 돌파한 데다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최근과 같이 급등하며 지수를 끌어올리지는 못하더라도 하방경직성을 지원하기에는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한화증권 조덕현 시황분석팀장은 “가격메리트가 희석된 삼성전자가 36만원~38만원 사이에서 단기 고점을 만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종합주가지수의 상승 기울기도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의 기술적 목표치를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37만원으로 올라설 때 종합주가지수는 717이 가능하며, 39만원 갈 경우에는 763선이 목표지수로 도출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짧은 조정을 거쳐 탄력을 받아 종합지수를 끌어올릴 경우 상대적으로 덜오른 IT관련주에 대한 접근이 바람직하겠다. 삼성전자가 숨고르기를 연장할 때에는 ‘키맞추기식’ 순환매가 돌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중주, 저가 대형주 위주의 대응 전략이 유효하다. KGI증권 조사부 윤세욱 이사는 “반도체 가격 추이를 고려할 때 삼성전자가 버팀목 역할을 해낼 것으로 관측된다”며 “휴대폰부품 관련주 등 매기가 살아있는 대표 IT종목군이 초과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