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이 27일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의 현대전자 주가조작 지시설'을 제기함으로써 당시 사건의 내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은 2천1백34억원이 투입된 사상 최대 규모의 시세조종이라는 점과 대기업의 자금력 및 조직이 동원됐다는 점에서 1999년 발표 당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8년 8월께 증권거래소로부터 현대전자 주식의 이상매매 징후가 있다는 통보를 받고 이듬해 2월 본격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현대중공업은 98년5월26일부터 11월12일까지 모두 1천8백82억원을 투입,현대전자 주식 8백5만여주를 분할매수하거나 높은 가격에 매수주문을 내는 방법으로 주가를 최고 3만2천원까지 2배 이상 끌어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중공업은 하루 최대 1백49회의 분할매수를 하거나 하루거래량의 최대 93.2%를 매집했고 총 1천8백93회에 걸쳐 고가 허수주문을 내 주가를 부풀린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상선도 98년6월 2백52억원을 투입해 현대전자 주식 88만5천여주를 매수,주가조작에 가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으며 그 결과 이익치 전 회장이 주가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결론냈다. 이 전 회장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현대증권은 외환위기의 여파로 98년3월 대규모 적자를 내 퇴출위기에 몰리자 주가 조작에 나섰던 것으로 검찰은 발표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