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간 결산을 마친 일본의 중대형 증권사들이 무더기로 적자를 냈다. 9월 중간결산 실적을 발표한 20개 상장 증권사 중 경상이익을 낸 곳은 노무라 홀딩스와 닛코 코디얼 등 4개사에 그쳤다. 16개사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증권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낸 것은 주가폭락으로 증시가 침체된데다 인터넷 전문 증권사들의 저가 공세로 수수료 수입과 함께 개인고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사들은 대규모 적자를 안게 된 업체들을 중심으로 인력감축,점포폐쇄 조치를 준비중이어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바람이 또 한차례 일본 증권업계에 휘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로는 법인 영업에 강한 다이와증권그룹과 닛코 코디얼그룹이 각각 1백55억엔과 2백96억엔의 이익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개인영업부문에서 강한 시장기반을 갖고 있는 신코 및 오카상 등 준대형의 8개사는 일제히 적자의 수렁에 빠졌다. 이들 8개사는 증시침체와 인터넷전문 증권사들의 시장 잠식으로 주수입원인 위탁수수료가 전년동기 대비 6~33%씩 감소했다. 도쿄증권거래소의 금년 상반기 1일 매대대금은 8천3억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줄었으며 주가하락으로 증자 및 신규상장이 부진했던 것도 증권사 수지악화를 부채질했다. 일본 증권사들의 대다수는 위탁수수료에 수입의 상당부분을 의존하고 있어 매매대금 감소는 수지악화로 직결되고 있다. 20개 상장증권사 중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업체는 14개사에 달했다. 수지악화에 발목이 잡힌 증권사 중 UFJ쓰바사는 지난 6월 이후 최근까지 10개 점포를 폐쇄한데 이어 전체 종업원의 20%에 해당하는 8백명의 희망퇴직자 모집에 착수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