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을 흔드는 이른바 '왝 더 독'(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 현상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외국인이 선물을 사들이면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와 지수가 올라가고 그 반대의 경우엔 지수가 내려가는 '시소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주식투자자의 관심은 온통 선물시장에 쏠려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같은 '시소 장세'에서는 중소형주가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형 블루칩의 경우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매 종목군에 들어가 있어 실적 등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


프로그램 매매란 기관투자가들이 대형주 중심으로 '바스켓(종목군)'을 구성, 현물가격보다 선물가격이 높으면 자동적으로 선물을 팔고 현물 주식을 사도록 해놓은 방식이다.


반대의 경우엔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도록 고안됐다.



<> 방향성 없는 장세 =최근 증시는 한마디로 '널뛰기 장세'다.


지난 18일 26포인트 이상 오르며 670선을 회복했던 종합주가지수는 다음날 18포인트가 빠졌다.


22일엔 2% 이상 뛰었다가 23일엔 다시 2.8%나 급락하며 냉온탕을 오가는 모습을 보였다.


24,25일도 마찬가지의 패턴.


대한투신증권 김대열 선임연구원은 "시장에 모멘텀이 사라진 상태에서 외국인의 선물 매매가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오락가락 하고 있는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가가 크게 올랐던 지난 18일과 23일엔 외국인이 선물을 대거 사들이면서 1백92억원과 3천1백19억원 규모의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됐다.


그러나 외국인이 선물을 팔아치운 21일과 24일엔 정반대 양상이었다.



<> 변동장세 1~2주 지속될 듯 =SK증권 현정환 선임연구원은 "증시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시장 방향성을 제시할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는데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과 한국 모두가 3.4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돼 가고 있는 상황에서 뚜렷한 매수주체나 대형 재료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투증권 김 연구원은 "적어도 미국의 거시지표가 발표되는 이번 주말까지는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증시가 움직이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7,8월 올들어 3차례 나타났던 '왝더독' 장세 기간도 적게는 2주에서 길게는 1달 이상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오는 31일 발표되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내달 1일로 예정된 개인소득 및 실업률,제조업지수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중소형 우량주가 대안 =우량 중소형주가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프로그램 매매 대상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선물시장이 출렁이면 실적과 무관하게 프로그램 매물에 의해 주가가 오르락 내리락한다.


SK증권은 올해 순이익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조광피혁을 비롯 성도 아세아제지 신도리코 하나투어 백산OPC 등을 투자유망한 중소형 종목으로 꼽고 있다.


대한투신증권은 계룡건설 동원F&B 광주신세계 동양기전 태영 화천기계 등이 실적 호전과 동시에 안정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종목은 모두 올해 실적 대비 주가수익률(PER)이 10배 미만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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