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표' 형광등으로 유명한 금호전기는 더이상 굴뚝기업이 아니다. 전자공학박사인 박명구 사장(49)이 지난 98년 회사경영을 맡은 뒤 IT(정보기술)기업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TFT-LCD(액정표시장치)의 핵심부품인 CCFL(냉음극형광)과 핸드폰 액정화면에 쓰이는 BLU(백라이트유닛) 등이 주력상품이 되고 있는 것. 부문 매출비중은 지난해 11%였으나 △올해 42% △내년 60%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9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적자를 냈던 금호전기는 올해 흑자전환이 확실시된다. 2003년 영업이익 2백억원 달성을 자신하는 박 사장을 만나봤다. -3분기 분기보고서를 지난 18일 상장기업중 가장 먼저 공시했다. "투명경영 실천을 위해 매일매일 결산한다. 실적을 빨리 알리는 것이 주주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CCFL,BLU 판매가 늘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7% 증가한 2백63억원,영업이익은 78% 늘어난 36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7천2백만원에서 21억원으로 증가했다. 연간으론 매출 1천억원,순이익 30억∼40억원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 주주를 위해 올해 한푼이라도 배당하겠다." -어떤 계기로 첨단사업 투자를 결심했나. "회사가 형광등 사업에 안주하다보니 외환위기때 큰 어려움을 겪었다. 회사에 처음 와서 미래를 위한 사업을 찾다보니 형광등의 일종이지만 첨단부품인 CCFL,BLU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일본에서 이를 수입하던 삼성전자가 품귀사태로 어려움을 겪다 납품요청을 해와 쉽게 결정했다." -얼마나 투자했나. "지난 99년부터 올 연말까지 4백3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7월 CCFL을 처음 생산했을 때는 월 50만개 수준이었는데 현재 월 1백60만개를 생산한다. 연말 투자가 완료되면 내년 1월에는 월 4백50만개를 생산할 수 있다. 내년 하반기 추가 투자에 들어가 월 1천만개까지 만들 계획이다." -내년 실적 전망은. "올해보다 2배 늘어난 2천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영업이익은 2백억원 이상 낼 것이다. 지난 5월까지 월 7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으나 6월부터는 월 90억원선,이달엔 월 1백억원 이상이 예상된다. 내년 초에는 월 1백40억∼1백50억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다." -최근 TFT-LCD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 단가인하 압력은 없나. "CCFL은 가격이 낮고(개당 1달러50센트선)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단가인하 요청은 없다. 일본의 4개사와 금호전기가 유일한 생산업체다. 하루 16시간 가동하고 있으나 생산량이 모자란다. 특히 수요가 무궁무진하다. 17인치 LCD-모니터에는 CCFL 4개가 들어갔으나 34인치 LCD-TV에는 26개가 쓰인다." -사옥을 파는 등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구조조정을 통해 계전사업을 금호미터텍으로 분사하고 인력도 줄였다. 97년말 1천명이 넘던 종업원이 현재는 4백명이다. 또 올 5월 본사사옥을 3백16억원에 매각해 부채를 갚았다. 99년에는 한달 지급이자가 17억5천만원이었으나 현재 4억5천만원으로 줄었다. 98년 2백20%였던 부채비율도 올해말 90%까지 낮아질 것이다. 사옥 매각에 따라 올해 처분손실 56억원이 발생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상이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향후 구조조정 방안은. "수작업이 필요한 형광등 사업은 점차 중국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또 고속전철 병점역 부근에 있는 수원공장도 이전할 계획이다. 토지규모가 1만평으로 장부가는 70억원이나 호가가 4백억∼5백억원에 달하고 있다. 또 우량자회사인 금호HT를 매각하든지 코스닥에 등록해 자산을 유동화할 예정이다." -주가 전망은. "주가가 너무 떨어져 개인적으로 조금씩 사고 있다. 내년 주당순이익(EPS)이 4천원대로 예상되는 만큼 2만원 이하라면 지나치게 저평가된 것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