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증시의 골칫거리로 여겨지며 소수 투자자들에 의해서만 이뤄지던 '공매도(short selling)'가 최근들어 유력한 투자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공매도란 주식이나 상품의 현물을 갖지 않거나, 갖더라도 실제로 상대방에게 인도할 의사없이 증권회사나 중개인에게 일정률의 증거금만 내고 팔았다가 일정 기간후에 환매(還賣)함으로써 차익을 얻는 투자방식이다. FT는 공매도가 여전히 상장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는 자사의 주가 흐름을 이용해 약삭빠르게 이익을 챙기는 `사악한 세력'으로 치부되고 있으며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다 이해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일반투자자들의 인식도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공매도를 하는 투자자들로서는 기관들이 주식을 빌려주기 때문에 공매도가 가능하다고 반박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국증시를 중심으로 공매도가 투자활동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공연금 펀드 등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펀드매니저들에게 공공연하게 보유 주식의 일부를 빌려줌으로써 수수료 명목의 이익을 손쉽게 챙기고 있으며 증시에서 대규모 자금조성을 위해서도 공매도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영국 런던증시에서는 공매도를 위해 기관이 펀드매니저들에게 빌려준 주식규모가 2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설도 있다고 FT는 전했다. 웨스트 요크셔 연금펀드의 스튜어트 이메슨 투자책임자는 "지난 2000년 전체 56개 펀드 가운데 15개가 주식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들어 이같은 추세가더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매도는 기관투자자들로서는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그냥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보유만하고 있는 주식을 단순히 빌려주는 것만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