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부터 올 상반기까지의 소비 증가가 신용카드 사용 확대 등 가계 대출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었는지에 대한 논쟁도 있다. 만일 빚으로 물건을 사는 것이었다면 내년 주요 소매업체들의 매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거나 심지어 매출 감소까지도 가정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 경제환경을 고려할 때 정부가 내수 진정을 위해 추가적인 정책 규제를 취하는 것은 점차 어려워질 전망이다. 시장흐름을 타지 않고 주가가 높은 상태에서 유지됐던 것도 최근 급락의 배경으로 꼽을 수 있다. 시장과의 밸류에이션 차이가 올 연말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5∼7배 수준까지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하방 경직성을 보였던 유통주가 단기급락을 경험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이미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경험한 소매주의 경우 단기적인 상승 모멘텀은 부족하지만 저점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리스크 역시 크지 않다. 장기 투자가의 경우 다시 관심을 가질 시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유망 종목으로는 내적인 성장동인을 가지고 있는 신세계를 들 수 있다. 신세계는 향후 3년간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32.2%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03년부터는 잉여현금흐름 창출에 따른 부채 축소가 EPS 성장과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기 위축 초창기에는 할인점과 같은 중저가 소매업태로의 소비자 이동이 기대된다. 2004년 말 보통주로 전환되는 우선주는 그 가격 갭에 따라 주목할 만하다. 단체급식 및 식자재 유통업체인 신세계푸드시스템도 유망한 소형주로 보인다.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시장은 향후 성장성과 함께 23∼25%의 높은 투하자본이익률(ROIC)이 기대되는 게 매력이다. 신세계푸드는 향후 3년간 평균 19.3%의 외형 신장과 25.9%의 이익 증대가 예상된다. 삼성증권 한영아 연구위원